국내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기가 올 들어 총 40만기를 돌파했다. 충전기당 전기차는 1.7대로 집계됐다. 양적인 팽창뿐 아니라 실질적인 품질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한국스마트그리드협회와 환경부 무공해차 통합누리집에 따르면 이날 기준 국내에 구축된 전기차 충전기는 총 40만7573기로 집계됐다. 국내 전기차 충전기는 2020년 3만4714기, 2021년 9만4041기, 2022년 19만2948기, 2023년 28만8148기, 지난해 39만4132기로 꾸준히 증가해 왔다. 충전기당 전기차 대수를 의미하는 ‘차충비’도 2023년 12월 1.9대에서 작년 12월 1.7대로 낮아졌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차충비 세계 평균은 10대에 이른다. 국가별로는 미국 18대, 유럽 13대, 일본 12대, 중국 8대 등이다.
전기차 두 대당 충전기가 1기 이상 보급됐지만, 전기차 사용자의 실제 만족도는 이러한 통계와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컨슈머인사이트가 지난해 8∼9월 전기차 보유자 1343명을 조사한 결과 ‘충전기 문제 경험이 1년 전보다 늘었다’는 응답은 24%로 ‘줄었다’는 응답(21%)보다 많았고, 비슷하다는 응답은 55%였다.
충전 인증이 번거롭고 결제시스템도 복잡해 불편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충전 케이블을 연결하면 사용자 인증과 결제가 자동으로 이뤄지는 플러그 앤 차지(PnC)와 같은 신기술을 적용하고 부품 국산화, 점검 체계화, 충전기 업체마다 다른 결제 방식 통합 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최웅철 국민대 자동차공학과 교수는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PnC처럼 간단하고 직관적인 충전 프로세스가 필수적”이라며 “번거로운 인증 절차를 줄이고 결제 시스템을 통합해 편리성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존 충전기 간 호환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김성태 한국전기차사용자협회장은 연합뉴스에 “충전 인프라가 양적으로는 충분히 갖춰졌지만, 고장률 문제를 비롯한 낮은 사용 만족도를 해결해야 한다”며 “충전기의 신뢰성을 높이고 서비스 개선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