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9월 독일에서 열린 '하노버 상용차 박람회(IAA)'에 전시된 니콜라 수소 트럭. /로이터 연합뉴스

‘제2의 테슬라’로 거론되던 미국 수소·전기차 업체 니콜라가 19일 미 델라웨어주 법원에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 파산 보호란 한국의 법정 관리와 유사한 제도로, 니콜라는 앞으로 법원의 감독 아래 영업과 구조 조정을 진행하며 회생을 시도하게 된다. 니콜라는 한때 시가총액이 미국 자동차 ‘빅3′인 포드를 넘어서기도 했지만, 미완성 수소 트럭 기술을 실제인 것처럼 홍보한 사기 행각 이후 재기하지 못했다.

이날 니콜라 주가는 전날 대비 39% 폭락한 47센트에 마감했다. 2020년 뉴욕 증시 상장 직후 기록했던 최고 주가(약 94달러)의 0.5% 수준이다. 하루 전에는 주가가 직전 거래일보다 41%나 뛰며 반짝 상승했지만, 파산 소식이 알려지자 다시 급락했다. 파산 직전 투기 세력이 대거 몰린 영향으로 분석된다.

2015년 설립된 니콜라는 전기·수소 트럭 생산 계획을 내세워 테슬라와 견줄 혁신 기업으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니콜라가 수소 탱크를 장착하지 않았거나, 양산이 불가능한 차량을 내리막길에서 굴리면서 홍보 영상을 찍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몰락하기 시작했다. 2020년 미국의 행동주의 펀드 힌덴버그 리서치가 발표한 보고서에서 이처럼 수소 전기 트럭을 만들 기술이 없음이 드러났다. 니콜라 창업자 트레버 밀턴은 당국의 조사를 받으면서 “회사에 대한 애정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2023년 사기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니콜라는 이날 파산 보호 신청서에서 자산은 약 10억달러, 부채는 약 100억달러라고 밝혔다. 2022년 전기 트럭, 이듬해 수소 트럭을 출시했지만 판매가 저조했다. 스티브 거스키 니콜라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최근 몇 달간 자본을 늘리고 부채를 줄이기 위한 많은 조치를 취했지만, 안타깝게도 극복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았다”고 했다.

지난 1월에는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카누가 설립 8년 만에 파산 신청을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몇몇 전기차 스타트업은 아직 운영 중이지만, 주가가 폭락했고 언제 어떻게 수익을 낼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