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가 준중형 SUV ‘뉴 레인지로버 이보크’ 2025년형을 출시했다. 레인지로버 이보크는 랜드로버의 고급 SUV 라인업 ‘레인지로버’ 중 엔트리(기본) 모델이다. 레인지로버 특유의 오프로드(포장되지 않은 길) 주행 능력과 고급스러움을 원하면서도 큰 차를 선호하지 않는 이들에게 적합한 차다. 차 길이와 폭이 각각 4371mm, 1904mm로 기아 셀토스, 메르세데스-벤츠의 GLA와 유사하다.
신형 레인지로버 이보크는 차량 내·외부가 간결하고 세련되게 디자인됐다. 외관에선 육각형이었던 전면부 라디에이터 그릴을 좌우가 긴 직사각형으로 대체한 것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실내 역시 물리 버튼을 최소화하고 공조·인포테인먼트 등 대부분의 기능을 터치스크린에서 조작할 수 있게 만들어 기존 대비 넓고 첨단화된 인상을 갖게 됐다.
◇작지만 강한 성능
레인지로버 이보크는 준중형급 크기이지만 중형급 이상과 같은 엔진 성능을 보여준다. 2.0 리터 I4 터보차저 가솔린 엔진이 최고 출력 249마력(ps), 최대 토크 37.2㎏·m의 힘을 낸다. 제로백(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7.6초다. 무게가 1930㎏으로 GLA(1720㎏) 등 동급 차량에 비해 무거운 편임에도 실제 고속 주행에선 부족함이 없다는 평이다.
온로드(일반 포장도로)와 오프로드 등 어떤 환경에서도 안정적 주행 성능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기본 사양으로 ‘전자동 지형 반응 시스템2′을 탑재했다. 운전자가 진흙, 눈길 등 도로 상황에 맞게 조작하면, 엔진, 변속기, 서스펜션(현가장치)을 비롯한 부품이 해당 도로에 최적화된 상태로 바뀐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관계자는 “럭셔리한 승차감은 물론 고객이 레인지로버에 기대하는 독보적인 주행 역량도 갖췄다”고 했다.
신형 레인지로버 이보크는 ‘P250 S’와 ‘P250 다이내믹 SE 모델’ 두 가지 트림(세부 모델)으로 판매된다. 각각 7420만원과 8140만원이다. 최근 수입차 시장에서 이 가격대가 가장 큰 인기를 얻는 가운데 고급스러움과 가성비를 모두 원하는 소비자에게 합리적인 선택지가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국수입차협회(KAIDA)에 따르면 7000만원 이상 1억원 미만 수입차는 지난해 판매량(9만1651대)이 2023년(8만4095대) 대비 9% 늘었다. 전체 판매량 중 비율도 31%에서 35% 안팎으로 올랐다.
◇간결성·편리성도 매력적
레인지로버 이보크는 2011년 출시되며 ‘쿠페 SUV’라는 장르를 처음 개척한 모델로 꼽힌다. 출시와 동시에 ‘올해 최고의 SUV’와 ‘올해 최고의 디자인 자동차’를 수상했고, 지금까지 글로벌 수상 기록도 200개를 넘는다. 새로 나온 모델은 차가 뒤로 갈수록 날렵해지는 기존 쿠페형 디자인은 유지하면서도 전면부 라디에이터 디자인 등에 작은 변화를 가미했다.
실내 디자인은 군더더기를 덜어내고, 최신 기술을 대거 탑재했다. 센터 콘솔에 11.4인치 커브드 글라스 터치스크린을 탑재하고, 물리 버튼은 시동 버튼과 비상등 버튼 정도로 최소화했다. 실내 공조와 인포테인먼트 등 대부분의 기능을 터치스크린으로 작동할 수 있다. 센터 콘솔을 이전보다 더 높은 위치에 잡아 운전자의 눈높이와 가깝게 설계했고, 휴대폰 등 물건을 수납할 수 있는 공간도 기존 모델과 비교해 넓게 설계해 편의성을 높였다.
물리 버튼으로 조작하던 기능을 터치스크린으로 대신하는 것에 대해 많은 운전자가 불편함을 느끼는 현실도 설계에 반영했다. 터치스크린 양끝에 ‘사이드 바’를 배치한 게 대표적이다. 운전자들은 사이드바에서 온도 조절, 카메라, 내비게이션, 오디오 볼륨 등 자주 사용하는 항목에 바로 접근할 수 있다. 운전자가 차에 올라 시동을 걸면 터치스크린에 뜨는 ‘프리 드라이브(Pre-Drive)’ 화면도 마찬가지다. 창문 김 서림 방지, 열선 시트 등 주행을 시작하기 전에 사용하는 기능을 주로 담은 화면으로, 주행을 시작하면 이 화면은 자동으로 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