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는 올해 1분기(1~3월) 매출이 작년 동기보다 9.2% 증가한 44조4078억원을 기록했다고 26일 밝혔다. 1분기 기준 역대 최고 매출이다. 영업이익은 3조6336억원으로 같은 기간 2.1% 늘었다. 증권가에선 현대차의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소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미국 시장과 하이브리드차 판매 호조에 힘입어 선방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가 수입차에 4월부터 부과 중인 25% 관세의 영향이 반영되는 2분기(4~6월)부터 올해 성적표가 본격 드러날 거란 전망이다.
현대차의 올 1분기 미국 판매량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1% 증가한 24만2729대로 집계됐다. 올 초 미국에선 자동차 관세 발효를 앞두고 가격이 오르기 전 자동차를 미리 구매하려는 수요가 늘었는데, 다른 주요 브랜드와 마찬가지로 현대차 역시 그 수혜를 입었다. 유럽(-3.8%), 인도(-4.2%), 중국(-38.1%) 등 대부분 해외 지역에서 판매가 줄었지만, 미국 실적 덕분에 글로벌 판매량(100만1120대)이 작년 동기 대비 0.6% 감소에 그쳤다.
단가가 높고 수익성 좋은 차의 판매 역시 주효했다. 올 1분기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약 13만7000대)은 작년 동기(약 9만8000대) 대비 40% 안팎 급증했다. 전기차 판매량(약 6만4000대) 역시 같은 기간 40% 안팎 늘었다. 둘 다 역대 1분기 기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다만 현대차의 최대 시장 미국에서 관세 영향이 본격화되는 2분기부터 올해 실적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최근 KB증권은 미국의 25% 자동차 관세 부과로 현대차의 연간 영업이익이 약 3조4000억원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작년 영업이익(약 14조2000억원)의 4분의 1에 달하는 수치다. 현대차는 지난 3월 미국 조지아주에 준공한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연간 생산량을 현재 30만대에서 50만대로 끌어올려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설비 투자 등에 수년이 걸리기 때문에 당장 미국 내 재고 물량이 소진되는 7월 이후엔 25% 관세의 직격탄을 피하지 못할 거란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