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9월 말 기준 우리나라 단기외채 비율과 단기외채 비중이 일제히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위기로 지난 3월 미국과 체결한 통화스와프 자금이 들어오면서 6월 말 집계 때는 단기외채가 일시적으로 늘었지만, 최근 이 자금을 다시 갚아 단기외채가 줄어든 것이다.
1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9월 말 국제투자대조표'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 단기외채 비율(단기외채/외환보유액)은 34.3%, 단기외채 비중(단기외채/대외채무)은 28.2%로 6월 말 대비 각각 3.3%포인트와 2.5%포인트 하락했다. 6월 말 기준 1543억 달러였던 단기외채는 9월 말 1441억 달러로 줄었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불안정한 상황이 올 경우 단기외채는 만기 연장이 어려워질 수 있고, 이렇게 되면 최악의 경우 외환위기를 맞게 된다.
단기외채 비중은 97년 외환위기 때 48%까지 치솟았다가 안정된 이후 금융위기를 겪었던 2008년 3분기에 역대 최고치인 51.7%까지 올랐다. 최근 몇 년간은 20% 후반으로 낮아졌지만, 지난해부터 29%~30% 사이를 오가고 있다.
한은 경제통계국 관계자는 “한미 통화스와프 계약 체결 이후 국내 금융기관에 달러화를 빌려줬던 것이 상당량 상환돼 바로 미국 연준에 돌려줬다”고 설명했다.
한국과 미국은 지난 3월19일 600억 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swap) 협정을 맺었다. 통화스와프란 외환시장이 극도로 불안정한 비상상황을 맞을 때 두 나라가 서로 통화를 맞교환하는 것으로, 우리나라는 이 계약을 통해 미국에 원화를 맡기고 대신 달러를 공급받고 있다. 만기는 내년 3월.
9월 말 기준 한국의 대외금융자산(대외투자)은 전 분기보다 660억 달러 증가한 1조8062억 달러, 대외금융부채(외국인의 국내투자)는 662억 달러 증가한 1조2530억 달러다. 대외금융자산과 부채 모두 국내외 주가와 원화 가치 상승 등 비거래요인 때문에 늘어난 측면이 크다.
대외금융자산에서 대외금융부채를 뺀 순대외금융자산은 5531억 달러로 전문기 말보다 1억 달러 감소했다. 대외금융부채가 더 큰 폭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순대외금융자산은 우리나라의 대외 지급능력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