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방역을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가 1년째 이어지면서 문을 닫는 가게가 늘고 있다. 영업시간과 인원 제한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술집과 노래방이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 본지가 국세청 사업자 현황 통계를 분석한 결과, 코로나 이전(2019년 12월)과 비교했을 때 전국적으로 가게 수가 가장 많이 줄어든 업종은 호프집이었다. 전국적으로 4157개가 줄었다. 비슷한 업종인 간이주점은 2289개, 노래방 수는 1650개 줄었다. 이 3개 업종을 합치면 약 8000개가 사라졌다. 비율로 보면 호프집 수는 약 13%, 간이주점은 16%가 감소했다. 모바일 음식 배달을 이용해 장사하기가 쉽지 않고, 오후 9시까지 당겨졌던 영업시간 제한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업종들이기 때문이다.
이 밖에 구내식당(1370개 감소), 옷가게(1220개), 기타음식점(1195개) 등도 코로나 이후 매장이 1000개 이상 줄어든 업종이었다. 여행이 큰 제약을 받으면서 여관·모텔도 842개가, 여행사도 781개가 줄었다.
사업자 수가 급증한 업종도 있다. 온라인으로 물건을 파는 통신판매업자는 9만6447개가 늘었고 배달에 용이한 분식점 등 한식전문점·커피음료업 등은 각각 1만2000개, 1만개씩 증가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늘어난 업종은 대부분 직원을 거의 고용할 필요가 없거나 최소한의 자본으로 창업할 수 있는 생계형 자영업”이라며 “소상공인 지원책을 펼 때 이 같은 시장의 변화를 면밀히 진단하고 입체적인 정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정 업종에 코로나가 특히 가혹하다는 사실은 신용카드 사용액 통계에서도 드러난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15일 신용카드 사용액 증가 등을 들어 “내수 부진이 완화하고 있다”고 진단했지만 이는 몇몇 업종에 한정된 것이고, 많은 소매 업종은 코로나로 인한 소비 부진에 시달리는 실정이다. 한국은행 신용카드 사용액 통계를 보면 지난 1월 여행·교통업 결제는 전년 동월 대비 62%, 오락·문화는 34%, 숙박·음식은 36%가 감소했다.
자영업자 중 소득과 자산을 다 동원해도 빚을 갚기 어려울 가능성이 큰 고위험 가구는 19만2000가구 정도라고 한은은 보고 있다. 이들이 빌린 돈은 지난해 말 기준 76조6000억원으로 전년보다 37조9000억원이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