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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가게 문을 제대로 열지 못하는 자영업자들의 빚더미가 불어나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지난 1분기엔 빚이 증가 속도가 더 빨라졌다. 22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1분기 자영업자 대출은 831조8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9% 늘었다. 증가율이 전체 가계대출 증가율(10%)의 약 2배 수준에 달한다. 지난해 1분기에도 코로나 충격으로 자영업자 대출이 10% 늘었는데, 거기서 19%가 더 불어났다는 뜻이다. 자영업자 대출 증가율은 지난해 1분기 10%, 2분기 15%, 3분기 16%, 4분기 17% 등으로 증가 폭이 커지는 추세다.

업종별로는 여가업 대출이 31%, 도소매업이 24%, 숙박·음식업이 19% 증가했다. 코로나 영향을 많이 받은 업종의 대출이 유난히 많이 늘었다. 한은은 보고서에 “코로나 이후 정부의 금융 지원 등으로 연체율(0.2%)은 아직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 지원이 종료되고 시장 금리가 상승할 경우 대출 연체가 늘어날 수 있어 금융기관의 선제적 충당금 적립, 정책 당국의 맞춤형 지원 방안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자영업자 대출 중에 여러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리거나 소득보다 원리금 상환액이 더 큰 ‘위험한 대출'이 많다는 점도 문제다. 한은에 따르면 자영업자 중 고위험 가구는 지난해 말 기준 19만2000가구로 지난해 3월(10만9000가구)보다 76%가 불어났다. 이들이 빌린 돈은 76조6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38조원이 증가했다. 한은은 ‘고위험 가구’를 DSR(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액 비율)이 40%를 넘으면서, 자산보다 부채가 많은 대출자로 정의한다. 이들은 금리가 올라가 원리금 상환 부담이 더 늘어나면 대출을 갚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