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 압해도 대천 갯벌.

우리나라 갯벌이 연간 승용차 11만대가 내뿜는 규모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김종성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 연구팀이 최근 이같은 내용을 담은 ‘한국 전 연안 퇴적물내 유기탄소 저장량 및 유기탄소 연간 침적률에 대한 최초의 국가규모 평가’ 연구 보고서를 국제 학술지인 ‘종합환경과학회지(Science of the Total Environment)’ 최신호에 발표했다고 해양수산부가 6일 밝혔다. 해양수산부의 연구비 지원으로 이뤄진 이 연구에서 김 교수 연구팀은 막대한 양의 이산화탄소를 갯벌이 자연적으로 흡수한다는 것을 입증했다.

연구팀은 지난 2017년부터 작년까지 4년간 전국 연안의 20개 갯벌 연안 습지에서 모래와 펄 같은 퇴적물을 채취해 탄소흡수량을 측정했다. 연안 습지는 만조 때와 간조 때 바닷물이 들어가고 나오는 지역을 뜻한다.

나머지 갯벌은 인공위성 촬영 자료를 통해 탄수흡수량을 추정했다. 그 결과 우리나라 갯벌 면적은 2491㎢이고 여기서 매년 26만2000t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1년에 승용차 11만대가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량이 이 정도 된다고 해양수산부는 전했다. 연비 14.4km/l의 승용차가 1년에 1만5000km를 주행한다고 가정할 때 연간 2.4t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고 해양수산부는 추산했다. 11만대분은 26만4000t이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그간 국제사회에서 연안습지 중 블루카본으로 주목받지 못한 갯벌의 이산화탄소 흡수 잠재량을 국가 차원에서 전국적으로 조사한 세계 최초의 연구라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고 했다.

나무 등 산림이 흡수하는 탄소를 ‘그린 카본(Green Carbon)’이라고 하고 갯벌 등 해양 생태계가 저장하고 있는 탄소를 ‘블루 카본’이라고 한다. 갯벌 같은 해양 생태계는 산림 등 육상 생태계에 비해 탄소 흡수 속도가 최대 50배 빠르다는 해외 연구 결과가 있었는데 우리나라 갯벌이 실제로 막대한 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해양수산부는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