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빌리티의 이상민(24) 대표는 자율주행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그는 연세대 천문우주학과 2학년 때인 2017년 친구 2명과 함께 이 회사를 창업했다. 이 대표는 “해외 대학에 진학한 친구들이 자유롭게 사는 것을 보고 왜 아직도 난 학점에 연연하는지 돌아보게 됐다”며 “내가 만든 제품이 다니는 미래를 그렸다”라고 말했다. 뉴빌리티는 카메라를 기반으로 지도를 만드는 기술을 활용해 자율주행 배달 로봇을 만들고 있다. 다른 경쟁자들보다 정확하면서도 저렴한 로봇을 만드는 것이 이 대표의 목표다. 기술력을 인정받아 40억원을 투자받았다. 올 연말쯤이면 뉴빌리티가 개발한 배달용 자율주행 로봇들이 시내를 누빌 예정이다. 배달 분야에서 혁신적인 도전에 나선 그는 올해 포브스가 선정한 아시아 30세 이하 리더에 뽑히기도 했다. 이 대표는 “새로운 세대의 가슴을 뛰게 하고 희망을 주는 기업이 되고 싶다”라고 말했다.

젊은 학생들이 대학교수나 박사 학위 소지자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기술벤처 창업에 뛰어들었다. 인공지능부터 자율주행, 배양육까지 분야도 다양하다. 왼쪽부터 이상민 뉴빌리티 대표, 곽인범 폴라리스3D 대표, 박상준 브루넬 대표, 이희재 씨위드 대표. /뉴빌리티·폴라리스3D·브루넬·씨위드

젊은 학생 창업자들은 혁신적 기술에 도전하고 있다. 대학교수나 박사 학위 소지자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기술벤처 창업에 2030 학생들이 뛰어들고 있는 것. 대학을 중퇴하고 마이크로소프트(MS)를 창업한 빌 게이츠, 하버드대 재학 중 페이스북의 초기 사업 모델을 만든 저커버그처럼 되겠다는 꿈을 실천하는 이들이다.

국가 통계 포털에 따르면 2015년 861개였던 학생 창업 기업은 2019년 1624개로 두배 가까이 증가했다. 특히 학생 창업자들은 우주, 인공지능(AI), 배양육, 자율주행 등 ‘이머징 테크’에 도전하고 있다. 과거 학생 창업이 낮은 기술 수준에 남들을 따라가는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폴라리스3D의 곽인범(32) 대표는 자율주행의 뇌라고 불리는 핵심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다. 그는 포스텍 박사과정 중인 2018년 회사를 만들었다. 곽 대표는 “창업 당시 자율주행 기술이 완성되지 않았고 해야 할 것이 많아 기회가 있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이 회사의 기술은 2019년과 올해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인 ‘CES’에 소개되기도 했다. 곽인범 폴라리스3D 대표는 “현대와 삼성 등 굴지의 국내 대기업을 세운 분들도 모두 젊은 시절 창업했다. 지금도 사실 늦은 나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려대 기계공학부에 재학 중인 박상준(26) 대표는 2018년 브루넬을 창업,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특허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개발했다. 발명가가 기술을 설명하면 AI가 이를 이해해 연관된 특허를 모두 보여주는 기술이다. 현재 대기업 연구소 등에서 브루넬의 AI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배양육 개발 회사 씨위드의 이희재(26) 대표는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박사 과정을 밟으며 2019년 회사를 만들었다. 해조류를 활용해 고기를 만드는 기술을 보유했다. 이 대표는 “지금까지는 고기를 먹기 위해서 사육을 해왔지만 동물을 죽이지 않고도 고기를 먹는 시대를 열고 싶다”고 했다. 씨위드는 현재 다른 식물성 고기보다 제품 가격을 500분의 1로 줄여 2년 안에 대량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누적 투자액은 65억원에 이른다. 이 대표는 “스페이스X와 테슬라의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를 롤 모델로 다가올 미래를 위해 혁신적인 기술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