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산업계에서 가장 많이 들리는 단어가 ESG다.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의 약자인 ESG를 경영 및 기업 활동 전반에 적용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ESG 열풍은 운용 자산이 약 1경원에 달하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래리 핑크 회장이 촉발했다. 지난해 초 연례 서한에 “앞으로 ESG를 투자 기준으로 삼겠다”고 밝혔고 이후 실제로 투자하는 기업에 ESG 강화를 촉구하면서 전세계적인 ESG 붐이 일어났다.

정부나 환경단체 등이 주도하는 환경 캠페인 등과 달리 투자 업계가 이끄는 ESG는 수익률 제고를 추구한다. 지구와 사회를 좀 더 나은 곳으로 만들자는 선의(善意)에 그치지 않고, ESG를 잘하는 회사의 주식이 결국 더 많이 오를 것이라는 투자 전략으로 이어진다. 환경오염, 아동 노동력 착취 같은 지탄받을 활동을 하는 기업은 ESG 평가가 낮을 수밖에 없는데 이런 기업은 결국 소비자에게 외면받고 실적도 악화해 주가도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ESG를 잘하는 기업에 블랙록 같은 ‘큰 손’이 많이 투자하고 그래서 주가가 더 오르는 선순환도 발생하고 있다. 일반 투자자라면 기업의 ESG 활동을 일일이 분석하기가 쉽지는 않지만, 최근엔 관련한 펀드와 ETF(상장지수펀드) 등이 많이 출시돼 손쉽게 투자할 수 있는 길이 넓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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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강한 기업에 ETF로 쉽게 투자 가능

ESG라는 투자의 큰 ‘파도’에 올라타 수익을 챙길 수 있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ETF를 활용하는 것이다. 주식처럼 쉽게 사고팔 수 있는 ETF 중에 ESG에 강한 기업을 모아놓은 상품이 적잖이 나와 있다. KB자산운용의 ‘KBSTAR ESG사회책임투자’ ETF는 한국거래소(KRX)의 ESG 사회책임경영지수에 수익률이 연동된다. 코스피·코스닥에 상장된 기업에 두루 투자한다. 지난 1년 수익률이 29%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타이거 MSCI 코리아 ESG 리더스’, 브아아이자산운용 ‘FOCUS ESG리더스150 EFT’도 한국 주식 중 ESG가 강한 기업에 골라서 투자하는 ETF다.

일반 펀드 중에도 ESG를 강화한 펀드가 적잖이 나와 있다. 지수에 수익률이 연동되는 ETF와 달리, ESG를 어느 기업이 잘하는지를 더 능동적으로 선택해 담아 추가 수익을 노린다. ‘KTB ESG 1등주 펀드’는 ESG 전문 분석 기관인 서스틴베스트의 연구를 기반으로 투자 전략을 짠다. ‘신한아름다운SRI그린뉴딜’ 펀드는 ESG 요소를 투자에 반영한 펀드로 ESG 평가를 접목한 주식에 포트폴리오의 약 70%를 투자한다. 나머지 30%는 정부 정책 및 환경 규제 수혜주를 선별해 담는다.

‘한국투자 글로벌 착한기업 ESG 펀드’는 ESG와 관련한 글로벌 ETF에 분산 투자를 하는 상품이다. ESG라는 이름을 건 ETF뿐 아니라 환경, 전기차, 저탄소, 물, 면역학 등 ESG와 관련한 테마를 담은 여러 ETF를 고루 담았다. 미국 주식이 61%로 가장 많고 지난 1년 수익률은 약 29%다.

◇미국 상장 ESG ETF 연 수익률 약 30%

한국보다 앞서 ESG가 앞서 유행한 미국 시장엔 보다 다양한 관련 ETF가 상장돼 거래되고 있다. 규모도 크고 종류도 다양해서 ESG에 관심이 있다면 미국 ETF를 직접 사는 것도 방법이다.

아이셰어즈 ESG어웨어 MSCI USA ETF(티커 ESGU), 뱅가드 ESG US 스톡 ETF(ESGV), SPDR S&P500 ESG ETF(EFIV) 등이 대표적인 ESG 관련 ETF다. 지난 1년 수익률이 34~35%로 높은 편이다. ESG에 강한 미국 중대형주에 주로 투자한다. 성인물·주류·석탄원료 등 ESG 점수를 깎아 먹는 주식을 담지 않는 것도 특징이다.

미국에 상장된 ETF에 투자할 때는 세금을 좀 더 신경 쓸 필요가 있다. 미국 일반 주식과 마찬가지로, 수익이 많이 나면 세금이 만만찮게 나온다. 연간(1월~12월 기준) 수익이 250만원이 넘을 경우, 250만원을 초과하는 수익에 대해 22%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 대신 한국 투자상품과 달리 손실이 발생할 경우 상계가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