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속한 고령화로 사망 원인에서 패혈증·알츠하이머 등 노인성 질환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자살률은 감소하고 있는데, 청년층의 자살률은 오히려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2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사망원인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사망자 수는 30만4948명으로 전년 대비 3.3% 증가했다. 조사망률(인구 10만 사망자 수)은 593.9명으로, 역시 전년보다 3.3% 늘었다.
주요 사망 원인은 암(8만2204명), 심장질환(3만2347명), 폐렴(2만2257명), 뇌혈관질환(2만1860명), 자살(1만3195명), 당뇨병(8456명), 알츠하이머병(7532명), 간질환(6979명), 고혈압질환(6100명), 패혈증(6086명) 순이었다. 전체 사망의 절반 가까이(44.9%)가 암·심장질환·폐렴 3대 질병으로 인한 것이었다.
사망 원인도 패혈증과 알츠하이머 등 노년층이 주로 걸리는 질환이 늘었다. 패혈증은 면역력이 약해졌을 때 세균 감염으로 염증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고령자 질환이고, 퇴행성 뇌질환인 알츠하이머는 치매를 일으키는 병이다. 패혈증은 2010년 14위에서 꾸준히 순위가 상승해 지난해 기준 10위로 올라섰고, 알츠하이머도 2017년 사망 원인 11위에서 지난해엔 7위까지 올랐다.
지난해 자살(고의적 자해)로 인한 사망률은 10만 명당 25.7명으로 전년보다는 4.4% 줄었고, 10년 전보다는 17.6% 줄었다. 그러나 10~30대 젊은 세대의 자살률은 최근 5년새 꾸준히 증가세를 보였다. 20대 자살률은 전년보다 12.8%, 5년 전보다는 32.3% 높아졌다. 30대 자살률은 전년보다 0.7% 늘었지만, 5년 전보다는 8% 늘었다. 취업난, 집값 상승 등으로 미래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체 자살률이 낮아졌다고 해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10.9명)과 견주어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였다.
지난해 음주 등 알코올과 관련한 10만명당 사망자 역시 10.0명으로 전년보다 9.8% 증가했다. 최근 10년간 9.0명 안팍을 오가던 알코올 사망률이 지난해 갑자기 높게 나온 것은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며 ‘홈술’ 인구가 늘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