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터진 2020년 한 해 소상공인들의 평균 수입은 최저임금보다 못한 1900만원으로 전년보다 40% 넘게 감소했다. 소상공인 업계의 고용 인원도 87만명 이상 줄었다. 사회적 거리 두기 강화 등 코로나 방역 조치로 인해 자영업자가 직격탄을 맞은 결과다. 정부의 방역 조치가 더 강화된 올해 소상공인들의 형편은 작년보다 더 나빠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중소벤처기업부와 통계청이 28일 ‘2020년 소상공인 실태조사’ 결과를 내놨다. 작년 소상공인의 영업이익은 평균 1900만원으로 2019년(3300만원)보다 43.1% 줄었다. 2019년엔 한 달에 약 275만원 정도 벌었지만, 2020년엔 158만원으로 준 것이다. 이는 2020년 최저임금 시급(8590원)을 기준으로 한 월소득 179만5310원보다 적은 금액이다. 소상공인들이 하루 종일 가게를 운영해도 아르바이트생이 편의점에서 주 40시간 일해 번 돈보다 적다는 뜻이다. 코로나로 손님은 줄었는데 인건비, 임대료, 원재료 등 비용은 그대로였던 탓에 자영업자 수익이 급락한 것으로 해석된다.
작년 소상공인의 평균 연 매출도 2억2400만원으로 전년보다 4.5% 줄었다. 차남수 소상공인연합회 정책홍보본부장은 “코로나로 서민 경제 생태계가 붕괴하고 있다”며 “정부의 종합적인 지원 대책이 없다면 과거 외환위기 때처럼 총체적인 위기가 닥칠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소상공인들은 업종을 불문하고 영업이익 급감에 시달렸다. 코로나 여파로 줄줄이 문을 닫은 예술·스포츠·여가 관련 업체들의 영업이익 감소율이 85.2%로 가장 컸다. 교육서비스업(-66.4%), 숙박·음식점업(-56.8%), 도·소매업(-48.7%)도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다.
소상공인 사업체 수는 290만2000개로 2019년보다 13만1000개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종사자는 전년보다 87만1000명 줄어든 557만3000명에 그쳤다. 소상공인 일자리 13.5%가 1년 만에 사라진 것으로, 중기부와 통계청이 해당 통계를 보유한 2018년 이후 종사자 수 감소 폭은 가장 컸다. 사업체가 늘었는데도 종사자가 크게 준 것은 코로나로 인한 매출 감소와 최저임금 상승으로 인한 인건비 부담 탓에 직원을 내보낸 ‘나 홀로 사장’이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소상공인의 부채 비율은 2019년 51.9%에서 2020년 60%로 8.1% 포인트 증가했다. 자영업자 10명 중 6명은 빚을 진 채 영업을 했다는 얘기다. 또 지난해 소상공인 총 부채액은 294조4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9.3%(47조7000억원) 늘었다. 다만 사업체 수가 늘면서 업체당 평균 부채액은 1억6900만원으로 전년보다 200만원 줄었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영업을 제대로 못 하더라도 월세와 직원 월급은 계속 나가기 때문에 빚을 내서 겨우 업체를 유지하는 자영업자가 많았다”고 했다.
이번 조사는 중기부와 통계청이 지난 6~7월 공동으로 진행한 것으로, 4만여 개 표본 업체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소상공인이 많은 도·소매업, 숙박·음식점업, 제조업 등 11개 업종에 대해 조사원 현장 조사와 인터넷 조사를 동시에 진행했다. 정부는 “코로나 상황에서 소상공인 경영 환경이 악화한 것을 확인했다”며 “적극적인 소상공인 지원 대책을 수립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