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한국은행이 두 달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추가 인상하면서 대출자들의 한숨이 커지고 있다.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6%, 신용대출 금리는 5%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변동금리 대출자가 82.3%로 8년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가운데, 시장 예상대로 한은이 연내에 두 차례 이상 기준금리를 더 올릴 경우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다는 뜻)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주담대 금리 6%, 신용대출 금리 5% 돌파 시간문제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연동)는 연 3.570~5.070% 수준이다. 1년여 전인 2020년 12월 31일(2.520~4.054%)과 비교해 상·하단이 1%포인트 넘게 인상됐다.
같은 기간 고정형 주담대 금리도 급격히 뛰었다. 2020년 말 2.690~4.200%에서 3.750~5.510%로 역시 1%포인트 이상 올랐다. 특히 최근 14일만에 최고 금리가 0.532%포인트 뛰는 등 오름폭이 크다. 신용대출은 현재 3.440~4.730% 수준으로 1년여만에 0.790~0.970%포인트 상승했다.
◇변동금리 대출 비중, 8년만에 최대···금리 인상 직격탄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됐지만 작년 11월 예금은행의 신규 가계대출 가운데 변동금리 비중은 82.3%까지 늘어난 상태다. 7년 10개월만에 최대치다. 최근까지 변동금리가 고정금리보다 낮게 형성됐던데다 저금리가 장기화되며 금리가 급격히 오르지는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강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시중은행 금리 인상에 직격탄을 맞을 수 밖에 없다.
한국은행은 대출금리가 0.25%포인트 인상될 경우 가계의 연간 대출 이자부담이 3조2000억원 증가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대출자 1인당 연간 이자 부담은 16만1000원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 계산대로라면 지난 1년간 시중은행 대출금리가 약 1%포인트 뛰었기 때문에 전체 대출 이자 규모는 이미 12조8000억원, 1인당 이자액은 64만4000원 늘었다.
만약 시장의 예상대로 한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두 번 올려 연말 기준금리가 1.75%로 올라선다고 가정하면 가계 전체 이자는 올해에만 9조6000억원, 1인당 이자액은 48만3000원 더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2금융권 이용하는 저신용자 대출 금리도 껑충 뛰어
이런 가운데 1금융권에서 대출받기 어려워 보험사 등 2금융권을 이용해 온 중·저신용자들의 금리 부담은 더 커지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 등을 반영한 보험사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2년만에 10%에 육박한 상태다. 작년 11월 흥국화재의 무증빙형 신용대출 금리는 10.18%를 기록하기도 했다.
저신용자 카드론 금리는 법정 최고금리인 20%에 근접했다. 작년 11월 말 삼성카드의 신용등급 9~10등급 차주 평균 금리는 19.52%였고, 현대카드는 19.35%였다. 본격적인 금리 인상기에 접어든만큼 카드론 대출 금리는 더 오르고 저신용자들은 아예 카드론 승인이 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