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출시된 서울페이+ 앱 /서울시 제공

최대 10%를 할인받기 때문에 작년 한 해에만 1조865억원어치 팔릴 정도로 인기를 끈 ‘서울사랑상품권(서울시 지역화폐)’의 판매·운영사가 올해부터 바뀌었습니다. 제로페이 사업을 하는 재단법인 한국간편결제진흥원(한결원)에서 신한카드가 주축이 된 신한컨소시엄으로 바뀐 것이죠.

그런데 바뀐 지 넉 달 넘게 지났는데도 상품권을 사용하는 시민들과 소상공인 가맹점주 양쪽 모두에서 “이전보다 더 불편해졌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주로 “그간 상품권을 잘 써왔던 가맹점에서 갑자기 결제가 되지 않는다”는 민원이 많습니다. 일부 가맹점주는 “앞으로 서울사랑상품권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있습니다. 서울시 관계자는 “98%의 대부분 가맹점에서 정상결제가 이뤄지고 있다”고 하지만, 불편을 겪었다는 시민이 적지 않습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요? 가장 큰 이유는 운영사 교체로 바뀐 가맹점이 많기 때문입니다. 예전 제로페이 시절엔 가맹점이 34만개였는데 지금은 신한카드와 가맹 계약을 맺은 29만곳에서만 쓸 수 있게 됐습니다. 또 새로 개발한 앱(서울페이+)이 불안정해 회원 가입 단계부터 오류를 겪었다는 후기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가맹점주 입장에서는 신한카드가 상품권 결제 대금을 신한카드 결제 대금과 합산해서 입금해주는 것이 가장 불편하다고 합니다. 또 서울페이+ 앱에는 상품권으로 결제했을 때 이를 알리는 기능이 없어, 가맹점주가 제대로 결제가 됐는지 즉각 알기가 어렵습니다. 앱 메뉴에 들어가 일일이 조회해야 하니 번거로울 수밖에요. 이런 방법을 잘 모르는 가맹점주들은 상품권 결제 확인이 안 된다며 손님에게 카드로 재결제해달라고 요구해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합니다.

가맹점주와 고객 불만이 반영되면서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서울페이+’ 앱의 평점은 5점 만점에 2.2점으로 낮습니다. 한 사용자는 리뷰에 “앱 시스템도 미비하고, 가맹점 교육도 안 되어 있어서 사용하려면 무한한 인내가 필요하다”며 “안 쓰는 게 건강상 좋을 듯하다”고 적었습니다. 신한카드는 5월 중 앱을 전면 개편, 이 같은 불편을 개선하기로 했습니다.

운영사에만 책임을 묻기는 어렵습니다. 종전 운영업체인 한결원이 “가맹점 데이터를 못 넘겨주겠다”고 버티면서 인수인계가 매끄럽지 못했다고 합니다. 가장 큰 책임은 사업주체인 서울시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서울시가 정말 시민을 위한 행정을 펼치려 했다면 운영사 교체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미리 파악해 불편을 최소화했어야 하지 않을까요?

서울사랑상품권은 이미 아이들 학원비나 외식비 등 시민들의 생활비 절감 수단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서둘러 혼란이 수습돼 모두가 안심하고 쓸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