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모빌리티의 카카오 택시./카카오모빌리티

공정위가 가맹택시에 콜을 몰아줬다며 카카오모빌리티에 과징금 257억을 부과했다.

공정위는 14일 카카오모빌리티가 카카오T앱의 택시 배차 알고리즘을 조작해 자회사가 운영하는 가맹택시(카카오T블루)를 우대한 행위에 대해 과징금 257억원(잠정)을 부과했다. 지난 8일 전원회의를 두차례 개최했고, 그 결과를 발표한 것이다.

잠정 과징금은 작년 말까지 매출액을 기준으로 한 것이어서 최종 심의일(8일)까지 추가 매출액 등이 반영되면 변동될 수 있다.

카카오는 소송을 통해 법정에서 시비를 가리겠다는 입장이다.

◇”가맹택시 잘 잡히게 알고리즘 조작”

공정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T블루 가맹택시 수를 확장하기 위해 카카오T앱의 택시 호출 중개서비스(일반호출)에서 가맹기사를 우대하는 배차행위를 했다.

일반호출은 승객이 가맹 여부와 상관없이 일반 중형택시를 부르는 호출로서 가맹기사·비가맹기사 모두 운송 서비스 수행이 가능하다.

카카오에 따르면 일반호출은 기사·승객에게 수수료를 받지 않는 무료 서비스로 카카오T 서비스의 90%를 차지한다. 기사가 목적지를 보고 콜 수락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가맹택시(카카오T블루)는 3.3%의 수수료를 받는 유료 서비스로 목적지 수락을 기사가 할 수 없게 강제 배차되는 시스템이다. 나머지 10% 정도 비중을 차지한다.

공정위의 판단은 카카오모빌리티가 일반호출을 가맹택시에 우선 배정함으로써 경쟁을 저해했다는 것이다. 공정위는 “카카오모빌리티가 2019년 3월 가맹택시 서비스를 시작할 때부터 현재까지 가맹기사에게 일반호출을 우선배차 하는 방법으로 콜을 몰아주거나 수익성이 낮은 1km미만 단거리 배차를 제외·축소하는 알고리즘을 시행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가맹기사의 운임 수입이 상대적으로 비가맹기사보다 높아졌고 이는 비가맹기사가 가맹기사가 되려는 유인으로 작용해 카카오모빌리티가 가맹택시 수를 쉽게 증가시킨 것으로 공정위는 봤다.

실제, 카카오T블루의 가맹택시 시장 점유율은 2019년 14.2%에서 2021년 73.7%까지 급등했다. 공정위는 “경쟁사업자들이 시장에서 배제될 우려도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택시 단체들은 승객이 카카오T 앱으로 택시를 부르면 가까이 있는 일반택시가 아니라 멀리 떨어진 가맹택시가 먼저 배차된다고 주장해 왔다. 서울시는 작년 2월 자체 실태 조사에서 “카카오T로 일반택시를 호출했을 때 39%는 가맹택시가 배차됐다”며 “콜 몰아주기 가능성이 있다”고 결론 내렸다.

◇카카오 “주주들 요구에 따라 소송으로 갈 것”

카카오측은 차별은 없었다는 주장이다. 가맹택시 중에서도 수락률이 50% 이상되는 자격 조건을 가진 기사에게 5초 정도 콜이 먼저 배정됐고, 수락률이 50% 이상인 비가맹택시도 똑같은 혜택을 받았다는 것이다. 따라서 불공정은 없었다는 뜻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구글, 사모펀드 등 주주들의 요구에 따라 소송을 하고 법정에서 사실 여부를 가리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비슷한 경우로는 네이버가 검색 순위를 조작했다는 이유로 공정위로부터 267억원의 과징금을 부과 받은 건이 있다. 소송을 갔지만 작년 12월 서울고법서 네이버는 패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