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80%를 넘으면 성장률이 낮아지고 경기침체 발생 확률도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우리나라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05%를 넘어선 상황이어서 가계부채 관리가 특히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은 28일 ‘가계신용 누증 리스크 분석과 정책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1960~2020년 39개 국가 패널 자료를 바탕으로 가계부채 증가가 GDP 성장률과 경기침체에 미치는 효과를 분석한 결과를 내놨다.
이에 따르면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3년 누적)이 1%포인트 오르면 4~5년 시차를 두고 GDP 성장률(3년 누적)은 0.25~0.28%포인트 떨어졌다. 게다가 가계부채가 늘어나면 3~5년 시차를 두고 연간 GDP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지는 ‘침체’ 발생 가능성도 커진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누적된 가계부채가 경제에 미치는 이런 악영향은 GDP 대비 비중이 80%를 넘어가면서 특히 뚜렷하게 관측됐다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한국의 GDP 대비 가계신용 비율은 작년 4분기 기준 105.1%에 이른다. 국가 간 비교가 가능한 작년 3분기 말 기준 국제결제은행(BIS) 통계를 보면 세계 주요 43개국 중 우리나라보다 가계부채 비율이 높은 곳은 스위스(128.9%)와 호주(113.6%) 뿐이다.
권도근 한은 통화신용연구팀 차장은 “우리나라처럼 가계신용 비율이 이미 100%를 초과한 상황에서는 가계부채가 거시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파급 효과가 더 클 가능성이 있다”며 “이 비율이 80%에 근접하도록 가계부채를 줄여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