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 국세 수입이 올해보다 26조원 늘어난다고 전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3대 세목(소득세, 법인세, 부가가치세) 중 해당 연도의 경제 상황이 세수로 이어지는 소득세와 부가가치세가 올해보다 10% 이상씩 더 걷힐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하반기부터 경기가 살아나 내년까지 회복세를 보이면 세수도 자연스레 늘어나게 된다는 기대가 반영된 수치지만, 경제 회복 수준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봤다는 지적도 나온다.
◇명목 GDP 증가율 2배 넘는 세수 증가율
1일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내년도 세입예산안과 정부의 올해 세수 재추계 결과에 따르면, 내년 총 국세수입(367조3750억원)은 올해 세수 전망치(341조3000억원)보다 26조750억원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내년 세입예산안과 올해 세수 재추계 작업에 동일한 경기 전망 모델을 활용했다.
8월 예산안, 그리고 지난달 재추계 발표 중간에 있었던 법인세 중간예납 실적도 기획재정부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들이 올해 실적을 바탕으로 내년에 내야 할 법인세 일부를 올해 상반기 실적에 따라 8~10월에 미리 내는 제도가 법인세 중간예납이다.
결국 정부는 올해 대비 내년 세수 증가율을 7.6%로 전망한 셈인데, 이는 정부가 지난 7월 전망한 명목 GDP 성장률(4.9%)보다 3%포인트 가까이 높은 수치다. 내년에 경제가 살아날 것이란 정부의 기대감이 더욱 커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통상 세금에도 물가가 반영되기 때문에, 세수 증가율은 연도별 물가로 계산하는 명목 GDP와 비교한다.
◇양도소득세 5조 늘어난다...부동산 경기 회복 기대?
정부는 내년에 소득세(125조8000억원)는 올해 전망치(114조2000억원)보다 10.18%, 부가세(81조4000억원)는 올해(73조9000억원)보다 10.16%씩 각각 더 걷힐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소득세 중 부동산 거래로 얻는 양도 차익 등에 물리는 양도소득세가 내년에 22조4000억원이 걷히며 올해(17조5000억원)보다 28%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3대 세목 중 법인세는 올해 부진했던 실적이 내년 세수로 이어지게 돼, 내년에도 1조9000억원가량이 올해보다 덜 걷힐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법인세 외에 세율이 0.20%에서 0.18%로 줄어드는 증권거래세와 공정시장가액비율이 하향 조정되는 종합부동산세 수입 정도만 줄어들고, 나머지 세목은 전부 수입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경기에 대한 정부의 ‘장밋빛’ 전망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정부는 당초 올해 ‘상저하고’에 따라 3분기부터 회복세를 보인다고 했지만, 최근에는 4분기는 돼야 본격적인 회복세가 나타난다고 보고 있다. 이처럼 내년 세수도 낙관적으로 보기만은 어렵다는 지적이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예산안에서 제시한 경기 전망에 대한 근거를 분명히 제시해야 의문이 따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