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를 앞둔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의 한 전통시장에서 시민들이 과일을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올랐다. 체감 물가 상승률은 반년 만에 다시 4%대로 올라섰다. 국제 유가가 오르면서 잡히는 듯했던 국내 물가가 다시 치솟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5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9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3.7% 올랐다. 이는 지난 4월(3.7%)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물가 상승률은 지난 7월(2.3%) 2%대 초반까지 떨어졌다가 8월(3.4%) 들어 3%대로 올라섰다. 그러다 9월 들어 3.7%를 기록하면서 4%대에 가까워진 것이다.

고유가가 국내 물가 상승을 이끌었다는 게 통계청 설명이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국제 유가 상승에 따라 석유류 가격 하락 폭이 둔화한 영향이 컸다”며 “국제 유가에 따라 앞으로 (물가 흐름이) 달라질 것 같다”고 했다.

이밖에 추석 연휴(9월 말) 영향으로 농축수산물(3.7%)이 올랐고, 전기·가스·수도 등 공공요금(19.1%)이 큰 폭으로 올라 상승률을 견인했다.

한편 소비자가 자주 사는 144개 품목으로 이뤄져 체감 물가를 보여주는 생활물가지수는 4.4% 상승률을 보였다. 지난 3월(4.4%) 이후 6개월 만에 다시 4%대 상승률을 기록한 것이다.

1년 전보다 가격이 많이 오른 품목은 사과(54.8%), 복숭아(40.4%), 토마토(30%) 등 신선과실(24.4%)의 상승 폭이 컸다. 지역난방비(33.4%), 도시가스(21.5%), 전기료(20.3%), 택시비(20%), 시내버스요금(8.1%) 등 공공요금과 교통비도 많이 올랐다. 티셔츠(14.3%), 유아동복(13.7%), 우유(9.3%) 등도 1년 전보다 비싸졌다.

단, 9월에 물가 상승률이 더 오를 것이라는 관측은 이미 나온 바 있다. 기획재정부는 9월까지 물가 불확실성이 이어지다가 10월 들어서는 물가가 다시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