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금융 당국이 6일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8개월간 국내 주식 공매도를 전면적으로 금지한 데 대해 다수 해외 증시 전문가들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증시에 대해 더 이상 신뢰하지 않을 수 있다”며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미국 엑솜자산운용의 강원모 애널리스트는 6일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특정 종목의 주가가 과열됐다는 것을 표현할 방법(공매도)이 없어짐에 따라, (한국의) 주식시장은 세계 무대에서 장기적인 신뢰성을 잃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식시장 리서치 업체인 스마트카르마홀딩스의 애널리스트 브라이언 프레이타스도 “(한국) 개인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종목에 거품이 형성될 것”이라고 했다. 공매도에는 일부 종목의 과열 현상을 완화해 ‘적정 주가’를 찾아주는 순기능이 있는데, 이런 역할이 불가능해진다는 것이다.
세계적인 투자가인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도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의) 공매도 금지 조치는 실수(mistake)”라며 “이런 바보 같은 짓을 계속 하기 때문에 한국은 메이저 국제 금융 중심지가 될 수 없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블룸버그는 또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가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결정됐다는 점을 주목했다. 공매도가 외국인·기관 투자자에게만 유리하게 작용한다는 개인 투자자들의 불만을, 한국 정부가 선거를 앞두고 수용했다는 것이다.
이번 공매도 금지가 한국 증시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 지수 편입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로이터통신는 이날 “시장 참여자 등이 공매도 규제와 관련한 불확실성을 (한국이) MSCI 선진국 지수에 편입하는 데 제거해야 할 요인 중 하나로 꼽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