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29일 개장한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구형 공연장 '스피어(Sphere)'의 모습. 미국 스피어 측은 하남시와 K팝 공연장 '스피어' 조성을 추진 중이다. /AP 연합뉴스

정부가 규제와 행정 절차에 가로막힌 46조원 규모의 민간 투자 프로젝트에 물꼬를 튼다. 경기 하남에 추진 중인 초대형 공연장 ‘스피어’의 착공을 앞당기고, 울산 대규모 석유화학 시설을 짓기 위한 부지 확보 등 프로젝트 18개를 지원해 내수 투자를 활성화한다.

8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수출투자대책회의’를 열고 “기업 투자 프로젝트가 신속하게 정상 가동될 수 있도록 총력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지자체·기업이 추진하는 사업이 지체되지 않도록 정부가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다는 것이다.

경기 하남에 들어설 K팝 전용 공연장 ‘스피어’에 대해서는 개발제한구역을 해제하고, 도시개발구역 지정 기간을 단축한다. 42개월 넘게 걸리던 행정 절차를 21개월로 단축해 2025년 착공이 이뤄질 수 있게끔 한다. 스피어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명물로 꼽히는 구 형태 외벽 스크린을 갖춘 최첨단 공연장이다. 미 엔터테인먼트 기업 스피어사는 약 2조원을 투입할 계획으로 내달 하남시와 합의 각서(MOA)를 체결할 예정이다.

사우디아라비아의 투자를 받아 작년 11월부터 에쓰오일이 울산 온산 국가산업단지에 추진 중인 ‘샤힌프로젝트’의 부지 확보도 돕는다. 기업이 야적장·주차장 설치를 위한 부지를 찾지 못할 경우, 정부가 산업집적법을 개정해 인근 미활용 부지를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준공 예정인 2026년까지 약 9조3000억원의 투자 효과와 신규 일자리 창출이 예상된다.

이 밖에 LG에너지솔루션, SK온 등이 충청권에 짓는 이차전지 공장의 투자 비용을 줄이기 위해 위험물 관리 특례 규정을 신설하는 내용 등도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