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최근 연체율이 상승하는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에 대해 ‘부실 사업장에 대해서는 정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원장은 12일 금융지주 이사회 의장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부동산 PF에서) 사업성이 미비한 사업장이나 재무적 영속성에 문제가 있는 건설사·금융사의 경우에는 시장원칙에 따라 손실 부담 등을 전제로 한 자기 책임 원칙의 진행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런 발언은 당국이 옥석 가리기를 통해 본격적인 부실 정리에 나서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다만 이 원장은 “시스템 리스크(위기)는 채무 불이행으로 인해 도미노 효과로 시장이 충격에 빠지는 경우”라며 “질서 있게 관리하고 자원을 재배치하는 것은 새로운 생산성 확보를 위한 것이지, 시스템 리스크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부실 사업장을 정리해도, 시장이 버틸 수 있을 것이란 취지다.
이 원장은 사업성이 좋은 PF에 대해선 지원 의사를 밝혔다. 그는 “‘옥’으로 판명되는 사업장과 회사에 대해선 유동성 공급이 잘 지원될 수 있도록 협력하고, 필요한 경우에는 규제 완화 등 조치를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특정 사업장·안건이 정리될 때 시장 원칙을 훼손하는 방법으로 개입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도 했다.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은 9월 말 2.42%로 6월 말(2.17%)보다 0.24%포인트 올랐다. 작년 말(1.19%)보다는 1.23%포인트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