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진천에 있는 크라운제과 공장에서 일하는 이명희(64)씨는 2년 전 정년을 맞았지만, 계속 같은 일터에서 일하는 중이다. 크라운제과가 계속 고용(1년 단위 촉탁 재고용) 형태로 이씨를 다시 채용했기 때문이다. 이씨는 “정년 이후에도 비슷한 월급을 받고 있어, ‘가정 경제’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결혼한 딸이 곧 출산하는데, 손주 선물이라도 사주기 위해 힘 닿는 데까지는 계속 일할 것”이라고 했다.
‘지각 사회’ 현상의 여파로 늦은 나이까지 일하길 원하는 60대 이상이 많아지는 추세에 맞춰 정년 이후에도 직원들을 ‘계속 고용’ 형태로 채용하는 회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가족들의 생계를 계속 책임져야 하는 6070에게, 기업과 정부가 힘을 합쳐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지적한다.
크라운제과는 지난 2016년 정년을 60세에서 62세로 연장하고, 63세부터는 1년 단위 촉탁 재고용으로 근무할 수 있게 했다. 크라운제과 관계자는 “무거운 물건을 드는 등의 업무만 아니라면, 60대 중·후반의 숙달된 직원분들이 젊은 근로자보다 오히려 업무 능력이 뛰어나다”고 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2020년부터 중소·중견기업 가운데 계속 고용에 적극적인 곳들을 선정해 ‘고령자 계속 고용 장려금’을 주고 있다. 계속 고용 근로자 1명당 최대 3년 동안 총 1080만원의 장려금을 준다. 올해는 6월까지 1867곳이 이 장려금을 받았다.
대기업과 지자체도 계속 고용에 동참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60세 정년 이후에도 생산직 근로자가 원하면 1년 더 근무할 수 있도록 하는 ‘숙련 재고용 제도’의 기간을 2년까지 늘리기로 했다. 대구시는 전국 지자체 최초로 내년부터 정년이 지난 ‘다자녀 공무직 직원’을 계속 고용하기로 했다. 2자녀 공무직 직원은 1년, 3자녀 이상은 2년 더 계속 고용할 예정이다.
고령층 생활 안정을 위해 정년 연장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현재 법적 정년은 60세이지만, 국민연금을 수령하기 시작하는 나이는 63세다. 그 사이 3년간의 ‘크레바스(틈)’ 시기에는 퇴직금만 축내야 하는 실정이다. 크레바스 기간은 2033년엔 5년으로 늘어난다.
박지순 고려대 로스쿨 교수는 “정년과 연금 수령 시기를 맞춰서 이른바 ‘직장에서 연금으로’ 매끄럽게 연결해 주는 것이 최근 선진국들의 추세”라며 “다만 급진적인 정년 연장은 기업의 부담을 키워 또 다른 부작용을 낳을 수 있기 때문에 임금 체계 개편과 함께 점진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