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전 서울 한 마트에 배추 한 망에 4만9800원이라는 가격표가 놓여 있다. /연합뉴스

이달 중순까지 이어진 무더위에 더해 급작스러운 폭우로 수확도 더딘 탓에 배추 값이 포기당 2만원 선을 넘나들고 있다. 정부는 중국산 배추를 수입해 긴급한 배추 수요를 잡기로 했다.

24일 농림축산식품부는 원예 농산물 수급 안정 대책을 발표하고, 27일 중국산 배추 16t을 우선 들여오기로 했다. 이후 중국 산지 상황 등을 확인해 수입 물량을 확대해간다는 방침이다. 정부 차원에서 배추를 수입하는 것은 지난 2010년(162t), 2011년(1811t), 2012년(659t), 2022년(1507t)에 이어 다섯 번째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수입되는 배추는 주로 식당이나 식자재 업체 등으로 공급될 것”이라고 했다.

이달 중순까지 이어진 폭염으로 채소 작황은 부진하고 가격은 뛰고 있다. 이날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 물가 중 농산물은 전월 대비 7% 뛰었다. 배추(73%)와 시금치(124.4%) 등의 오름세가 컸다. 이문희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8월에 폭염 영향으로 채소 가격이 많이 올랐다”고 말했다.

특히 배추는 더위에 겉은 녹아내리고 속은 영글지 못하면서, 가격이 고공 행진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이달 중순 배추(상품) 도매 가격은 10㎏당 4만1500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2만392원)의 2배가량으로 치솟았다. 포기당 1만4000원으로, 배추 가격을 조사한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정부가 할인 지원 등을 해서 배추 소비자가격은 포기당 1만원 선에서 방어하고 있지만, 식당 등에서 배추를 사들일 때는 포기당 2만원 넘게 줘야 하는 상황이다. 서울에서 칼국수집을 하는 김모(45)씨는 “칼국수 50그릇 파는데 김치 값만 10만원이 나간다”고 했다.

정부는 무더위·호우가 지나간 다음 달 중순부터 배추 출하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지만, 당분간은 가격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