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25일 서울 명동의 한 골목에 폐업한 매장이 늘어서 있다./뉴스1

정부가 올해 3분기(7~9월) 들어 내수가 개선세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지만,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내수 소비와 밀접한 업종들이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대표적으로 동네 잡화점이나 반찬 가게 등 일상적 소비를 보여주는 서비스 업종인 도·소매업 생산이 6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3일 통계청에 따르면, 3분기 서비스업 생산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는 2021년 1분기(0.7%) 이후 3년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증가 폭이다. 특히 서비스업 중 도·소매업은 3분기에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2.1% 줄었는데, 지난해 2분기부터 1년 6개월 동안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역별로 따져봐도 전국 17개 시·도 중 서울·부산·경기·대구 등 12곳에서 도·소매업이 6분기 연속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2010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오래 감소세가 이어진 것이다. 같은 6분기 동안 도·소매업이 한 번도 감소하지 않았던 지역은 인천이 유일했다.

코로나 이후 여행이 살아나는 등 영향으로 잠시 활기를 띠었던 숙박·음식점업 생산도 3분기에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1.9% 감소하면서, 마찬가지로 지난해 2분기부터 1년 6개월 동안 감소세다. 전국 17개 시·도 중 경기· 충북·인천 등 12곳에서 3분기에 숙박·음식점업 생산이 줄었다.

서비스업과 더불어 내수 소비를 보여주는 소매판매도 전국 주요 지역에서 늪에 빠진 모습이다. 백화점 판매는 서울·부산·대구·광주·대전·울산·경기·경남 등 시·도 8곳에서 3분기에 일제히 감소했다. 경남(-8.2%), 광주(-7.1%) 등의 감소 폭이 컸고, 판매 규모가 큰 서울(-3.5%), 경기(-6.8%)도 감소세가 뚜렷했다.

지역 경기 부진은 고속도로 통행량 등 이동 관련 지표에서도 감지됐다. 9월 고속도로 통행량은 1년 전보다 0.8% 느는 데 그쳐, 7월(3.0%), 8월(3.3%)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쪼그라들었다. 차량 연료 판매량도 같은 기간 1.6% 늘며 8월(14.0%)보다 증가 폭이 크게 둔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