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서울 마포구 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 취업관련 안내문이 세워져 있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1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11월 취업자 수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2만 명 넘게 늘면서 증가 폭이 한 달 만에 10만 명대를 회복했다. /뉴스1

연말 고용 시장에 부는 한파는 20·30대 청년들에게 더욱 매섭다. 대기업들이 신규 공채를 점점 줄이며 취업 기회가 줄어드는 가운데 취업에 나선 50·60대 고령층과의 경쟁에 내몰리며 청년들의 ‘고용 입지’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11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20대 이하 취업자 수는 366만8000명으로 1년 전(384만8000명)보다 18만명 줄었다. 20대 이하 취업자 수가 전년 동월 대비 감소한 것은 지난 2022년 11월부터 2년 1개월 연속 이어졌다. 반면 지난달 60세 이상 취업자 수는 1년 전 대비 29만8000명 늘었다.

이처럼 20대 이하 취업자 수가 줄고 60세 이상 취업자 수가 늘어나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저출산·고령화 장기화다. 만성적인 저출생 요인을 제거하기 위한 인구 대비 취업자 수 비율로 봐도 20대 이하 고용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 지난달 인구 대비 취업자 비율을 뜻하는 고용률은 20대 이하가 45.5%로 1년 전에 비해 0.8%포인트 줄어, 7개월 연속 감소했다. 반면 60세 이상 고용률은 47.3%로 0.5%포인트 증가했다.

특별한 이유 없이 취업이나 구직 활동을 하지 않고 그냥 시간을 보내는 ‘쉬었음’ 인구도 청년층에서 급증하고 있다. 지난달 20대 이하 쉬었음 인구는 40만8000명으로 1년 전(34만6000명)보다 18%(6만2000명) 늘었다. 특히 30대 쉬었음 인구(30만8000명)는 12% 늘어, 증가세가 1년 6개월 연속 이어졌다.

한창 일할 나이인 20~30대가 취업에 실패하거나 아예 구직을 포기하는 것은 경기 침체 여파로 기업들이 채용을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채용 문화가 ‘신입 정규직 채용’에서 ‘경력·수시 채용’ 방식으로 바뀐 영향도 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규직 일자리는 취업 기회 자체가 적어졌고, 차선책인 비정규직은 은퇴한 50~60대와의 경쟁이 치열해지며 청년들이 일자리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쉬는 청년들’이 계속 증가하면 우리 경제의 동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보고서에서 “(쉬었음 청년들이) 노동시장에서 영구 이탈하거나 니트족(일하지 않으면서 취업 준비도 하지 않는 무직자)화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