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정부 출범이 다가오면서 이른바 ‘트럼프발(發) 사재기’ 바람이 더욱 확산, 심화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앞서 대중(對中) 무역 제재 차원에서 중국산과 멕시코, 캐나다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올리겠다고 공표한 바 있다. 이 영향으로 트럼프 정부 공식 출범 전에 중국산 원재료 및 부품을 대량 수입하려는 기업들이 크게 늘어났고, 해상 운송 수요가 급증해 운임도 크게 올랐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미국 소매점에서까지 관세 인상을 의식한 사재기가 벌어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미국 내 인플레이션을 더욱 자극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14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미시간 대학이 최근 월간 소비자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25%가량은 “내년 각종 제품 가격이 오를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지금 물건을 대량으로 사들여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신용카드 및 금융 정보 공유 업체인 크레디트 카드 닷컴이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 2000명 중 33%가량은 “관세가 오를 것이 걱정돼 지금 물건을 더 많이 사들이고 있다”고 답했다. 이들 조사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들은 특히 컴퓨터 부품, 진공청소기, 커피, 올리브유 등 해외에서 주로 수입되는 가전제품 및 필수 식품을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재계 및 경제 단체들은 사재기 바람이 이처럼 확산되면서 미국 내 인플레이션에 가속이 붙을 것이라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싱크탱크 미국진보센터(CAP)는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정책이 시행되면 가계당 연간 1500달러가량의 지출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도 트럼프 당선인이 중국산 제품에 60%의 관세를 부과하면 내년 미국 인플레이션 지수는 0.4%포인트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