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인천 미추홀구 아인병원에서 한 간호사가 신생아를 돌보고 있다. 이날 통계청은 10월 출생아 수가 2만1398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3.4% 증가했다고 밝혔다. 2010년 11월 이후 약 14년 만의 최대 증가 폭이다./뉴스1

결혼과 출산에 대한 인식 개선과 함께 혼인 신고를 하지 않은 채 자녀를 낳는 ‘비혼(非婚) 출산’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도 확산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연령대가 낮을수록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26일 통계청에 따르면, 비혼 출산에 동의한다는 인식은 올해 37.2%로 2년 전(34.7%)보다 2.5%포인트 증가했다. 2008년 첫 조사 당시(21.5%)와 비교하면 1.7배로 뛰었다. 성별로는 비혼 출산에 동의하는 남성과 여성의 비율이 각각 39.1%, 35.3%였다.

그래픽=백형선

비혼 출산에 대한 긍정적 인식은 연령대가 낮아질수록 높아졌다. 10대가 44.2%로 가장 높았고, 이어 20대(42.8%), 30대(42.1%), 40대(40.9%), 50대(35.8%), 60세 이상(29.2%) 등의 순이었다.

특히 20대 여성들을 중심으로 비혼 출산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크게 늘었다. 지난 2014년에는 20대 여성이 비혼 출산에 동의하는 비율이 26.4%였는데, 올해 들어서는 16%포인트 늘어난 42.4%를 기록했다. 30대 여성도 10년 새 이 비율이 15.1%포인트 늘어난 40.7%로 집계됐다.

반면 20대 남성은 같은 기간 이 같은 인식이 34.1%에서 43.1%로 9%포인트 증가하는 데 그쳤다. 30대 남성도 35%에서 43.3%로 8.3%포인트 늘어 같은 연령대 여성에 비해 증가 폭이 작았다.

직장인 여성 김모씨(29)는 “비혼 출산을 반대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권장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자발적인 비혼 출산인 경우 아이에 대해 책임을 확실하게 질 수 있다면, 다른 형태의 가족을 선택한 것을 비난할 수 없는 것 같다”고 했다. 국내에서 활동하는 방송인 후지타 사유리씨는 지난 2020년 일본의 한 정자은행에서 정자를 기증받아 자발적 비혼모가 돼 화제를 모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한국의 혼인 외 출생아는 1만900명으로 전체 출생아의 4.7% 수준이다. 이 비율이 60%에 달하는 프랑스 등과 비교하면 전 세계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