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5개월 만에 2%대로 다시 올라선 가운데, 김과 시리얼 등 가공식품 물가는 1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식품 업체들이 원재료 가격 인상과 고환율을 이유로 제품 가격을 줄줄이 인상한 결과다.
13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월 가공식품 물가지수는 122.03(2020년을 100으로 본 상대적 지수)으로 작년 1월보다 2.7% 상승했다. 작년 11월만 해도 1.3%에 그쳤던 가공식품 물가 오름폭은 12월(2%)부터 두 달 연속 커져 작년 1월(3.2%)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오징어채의 오름폭이 22.9%로 가장 높았고, 이어 맛김(22.1%), 김치(17.5%), 시리얼(14.7%), 유산균(13.0%), 초콜릿(11.2%) 등의 순이었다. 참기름(8.9%), 간장(8.8%), 식용유(7.8%) 등 요리용 조미료·유지류도 7∼8%대 상승률을 보였다. 비스킷(7.0%), 케이크(3.3%), 빵(3.2%) 등 밀가루를 원료로 하는 가공식품 값도 일제히 올랐다. 빵·커피·김치·비스킷 등 물가 기여도가 큰 품목들의 출고가가 올라 전체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을 끌어올렸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실제로 동아오츠카는 지난달 포카리스웨트·데미소다 등 주요 제품 가격을 100원 올렸고 대상도 같은 달 마요네즈·후추·드레싱 등 소스류 가격을 평균 19.1% 올렸다. 가공식품 가격 인상이 잇따르자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1일 식품 업체들과 간담회를 열고 물가 안정 기조에 협조해달라고 직접 요청했지만, 식품 업체들의 가격 인상 러시는 이어지고 있다. SPC삼립은 13일부터 포켓몬빵과 보름달빵 가격을 소매가 기준 100원씩 인상했다. 롯데웰푸드도 17일부터 초코 빼빼로를 200원 올리는 등 26종 가격을 평균 9.5% 인상한다고 했다. 빙그레도 다음 달부터 더위사냥·붕어싸만코 등 아이스크림과 아카페라(350㎖) 등 커피, 따옴 등 과채 음료 가격을 인상하기로 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12일 “식품 업체들이 수입 원자재 가격 상승 등에 따른 원가 부담을 이유로 거의 매년 연말·연초 제품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며 “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