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기조와 함께 내수 침체가 길어지면서 작년 금융기관에 진 빚을 갚지 못한 자영업자가 35%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60세 이상 고령층 자영업자의 경우 이 속도가 훨씬 빠르게 늘었다.
16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실이 신용평가기관 나이스(NICE)평가정보에서 받은 ‘개인사업자 채무불이행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작년 말 개인사업자 335만8956명의 금융기관 대출 금액은 1122조7919억원으로 집계됐다. 개인사업자는 자영업자와 기업 대출을 보유한 개인을 뜻한다. 개인사업자의 대출 금액은 전년보다 7719억원(0.1%) 늘어난 것이다.
작년 말 기준 개인사업자 중 금융기관 대출액을 3개월 이상 연체한 사람은 전년보다 4만204명(35%) 늘어난 15만5060명으로 집계됐다. 총 대출액은 30조7248억원으로 전년보다 29.9% 늘어 30조원을 돌파했다. 개인사업자의 빚 부담이 커진 것은 장기화하고 있는 내수 침체가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작년 우리나라 소매 판매액은 2.2% 줄어 신용카드 대란 사태가 있던 2003년(-3.2%) 이후 21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특히 개인 사업자 중에서도 고령층의 부담이 더 컸다. 작년 말 60대 이상 개인 사업자의 금융기관 대출 잔액은 372조4966억원으로 1년 전보다 24조7303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20대 이하(-1조9030억원), 30대(-6조4589억원), 40대(-12조9124억원), 50대(-2조6843억원) 등 다른 연령대는 대출 잔액이 모두 줄어든 것과 대비된다.
고령층 채무불이행자 수와 대출 잔액도 다른 연령대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60대 이상 개인사업자 중 채무불이행자 수는 2만795명에서 3만1689명으로 52.4%가 늘었다. 대출 금액 역시 전년보다 2조7080억원(52.2%) 늘어난 7조8920억원을 기록했다. 이수진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고령층은 생계형으로 창업하는 경우가 많아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다 보니 경기 침체 국면에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