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강경책이 세계 각국을 중국으로 향하게 더 밀어붙일 수 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잇단 ‘관세 전쟁 선언’과 중국을 향한 고립 정책이 오히려 중국의 국제적 입지를 높여주는 뜻밖의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 외신에서 잇따라 나오고 있다.
17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아시아판은 “최근 트럼프 정부가 모든 중국 수입품에 10% 관세를 추가로 부과하는 등 견제를 강화하고 있지만, 중국 역시 이에 맞서 선제적으로 주요 국가들과의 관계 개선에 박차를 가한 덕분에 국제적 입지가 달라지고 있다”고 했다. 작년 말 일본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을 재개하기로 한 것, 인도와 50년 가까이 국경 분쟁을 지속하다 작년 말 긴장 완화에 합의한 것도 모두 미국의 다가올 압박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이 선제적으로 움직이면서 나온 결과라는 분석이다. 이 신문은 “이를 통해 중국은 몇 년 전만 해도 국제사회에서 ‘위험한 경쟁자’로 부각됐지만, 최근 트럼프가 관세 전쟁을 잇따라 선포하고 나서자 오히려 유럽과 아시아 주요국에 중국은 미국보다 더 안정적이고 실용적이며 접근하기 쉬운 나라가 되어가고 있다”고도 했다.
로이터통신 역시 이날 중국이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에 맞서기 위해 유럽 주요국과의 관계를 다지는 행보를 잇따라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중국 왕이(王毅)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이 지난 13일 영국에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등을 만나 7년 만에 영·중 전략 대화를 재개한 것 등을 언급하며 “(트럼프의 견제 속에) 중국과 EU연합과의 관계는 180도 달라지고 있다”고 했다.
외신들은 또한 중국이 최근 기후 변화 문제 해결에 있어 미국보다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도 중국의 입지를 다르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아시아판은 “트럼프가 최근 다보스 포럼에서 석탄 산업을 지지하는 발언을 한 것과 반대로 중국은 최근 연간 8900억달러를 청정 에너지에 투자하며 글로벌 리더십 확보에 나서고 있다”면서 “트럼프의 에너지 정책은 배터리와 청정에너지 분야에서 우위를 점한 중국엔 오히려 새로운 기회를 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