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초혼인 신혼부부 가운데 연상인 아내와 연하 남편이 만난 경우가 20%에 육박했다. 지난 1990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다. 여성의 경제활동이 늘어나고, 청년 세대가 배우자의 나이보다는 경제적 여건 등을 더 많이 따지면서 ‘연상녀와 연하남’ 커플이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작년 전체 혼인 건수는 22만2400건으로, 지난 2020년 21만3500건 이후 4년 만에 20만건을 넘어섰다. 이 가운데 아내와 남편 모두 초혼인 건수는 17만8700건(80.4%)으로, 지난 2000년(81.9%) 이후 24년 만에 80%선을넘었다.
특히 부부 모두 초혼인 신혼부부 중 아내가 연상인 경우는 3만5600건으로 전체 초혼 건수의 19.9%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 1990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로, 1990년 당시 아내가 연상인 초혼 비중이 8.8%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2.3배 불어난 규모다. 반대로 남편이 연상인 경우는 11만3400건(63.5%)으로, 1990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낮은 비율을 보였다. 아내와 남편이 동갑인 초혼 건수는 2만9800건(16.7%)이었다.
초혼인 연상녀와 연하남이 결혼한 신혼부부 중 아내가 남편보다 10살 이상 많은 경우도 400건에 달했다. 나이가 많은 남편이 돈을 벌어오고, 어린 아내는 집안일을 맡는 전통적인 부부상이 깨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되려 군 복무 등 공백 없이 경제활동을 먼저 시작한 여성이 돈을 벌다가, 나중에 경제활동을 시작한 남성과 살림을 합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처음 결혼하는 남녀간 나이 차이도 좁혀지고 있다. 지난해 평균 초혼 연령은 남자의 경우 33.9세로 전년 대비 0.1세 낮아졌다. 반면 여성의 평균 초혼 연령은 31.6세로 전년 대비 0.1세 높아졌다. 이에 따라 남녀간 평균 초혼 연령 차이는 2.3세로 전년 대비 0.2세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