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성장이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에 이달 소비자 심리가 전달에 비해 소폭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3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전월보다 1.8포인트 내린 93.4로 집계됐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작년 12월 계엄 사태 여파로 88.2까지 떨어졌다가 올해 1월 91.2, 올해 2월 95.2로 회복했는데 다시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이혜영 한은 경제심리조사팀장은 “내수 부진과 수출 증가세 둔화에 따른 성장세 약화 우려로 전월보다 소폭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소비자들의 경제 상황에 대한 심리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지수다. 지수가 100보다 크면 장기 평균(2003~2024년)보다 긍정적, 이보다 작으면 부정적이라는 의미다.
소비자심리지수가 넉 달 연속 100을 밑돈 건 2023년 12월 이후 15개월 만이다. 당시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급하게 금리를 올린 여파로 고금리, 고물가의 부담이 가중되던 때다. 당시 소비자심리지수는 97.2~99.8 수준으로, 최근 4개월(88.2~95.2)보다도 높았다.
계엄 때 크게 꺾인 소비 심리는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달 뉴스심리지수는 87.88 수준으로 떨어졌다. 뉴스심리지수는 언론 기사를 바탕으로 국민들의 경제 심리를 추정하는 지표로, 소비자와 기업 심리 지표에 한 달가량 선행한다. 이달 뉴스 심리지수는 계엄 직후였던 작년 12월(85.75)과 비슷한 수준으로, 앞으로 소비자심리지수가 더 하락할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준다.
한편, 주택가격전망지수는 전달보다 6포인트 오른 105로 집계 됐다. 1년 뒤 집값 상승을 점치는 사람이 늘었다는 의미다. 작년 7월(7포인트)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 팀장은 “아파트 매매 가격이 2월에 많이 올라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과 가계부채 관리 방안 등이 시차를 두고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이번 조사는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이 이뤄지기 전인 지난 11~18일에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