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은행권을 뒤흔든 혼란으로 세계 경제가 불황에 빠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 뉴욕증시는 격동의 한 주를 보냈다. 하지만, 이 와중에도 기술주는 이번 주 상승했다.
나스닥 100지수는 금요일 하락에도 이번 주 5.8% 상승, 11월 이후 최고의 한 주를 기록했다. 투자자들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재조정하면서 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 금리는 7회 연속 0.2%포인트 이상 움직였다.
RBC 웰스 매니지먼트의 부사장 겸 포트폴리오 애널리스트 켈리 보그다노바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기술주는 올해 지금까지 강한 행보를 보여왔다”면서 “전체 기술주 중에서는 특히 통신 서비스 관련 종목이 주가가 많이 내려가 있다”고 말했다.
S&P 500은 금요일 1.1% 하락했음에도 주간 기준으로 1.4% 상승했다. 목요일 대형은행들이 지역 은행에 ‘생명줄’을 던져줬음에도 금융 부문은 부진했다. 로이터 통신이 도이치방크 등 최소 4개의 대형 은행이 크레디 스위스와 거래를 제한하고 있다고 보도한 것도 우려를 더했다. 지방은행 지수는 지난 닷새 동안 15% 하락했다.
보그다노바는 “극단적인 사건이 발생해 금융 시스템에 영향을 미치면 시장은 이를 극복하는 데 보통 며칠 이상 걸린다”면서 “더 많은 연쇄반응이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기대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낮은 수치를 보이며 하락했다. 달러 지수는 약세를 보였다.
JP모건체이스와 씨티그룹을 포함한 은행들은 목요일 퍼스트 리퍼블릭 뱅크에 대한 지원을 위해 뭉쳤다. 대형 은행들의 ‘구조’ 시도가 처음에는 투자 심리를 고조시켰지만, 억만장자 투자자 빌 애크먼은 그것이 위기를 멈추기에 충분한지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미국 은행들은 최근에 연방준비은행으로부터 총 1648억 달러를 빌렸는데, 이는 실리콘 밸리 은행의 파산 여파로 자금 조달 부담이 확대되었다는 신호이다.
오안다의 선임 시장 애널리스트 에드 모야는 “이제 더 많은 은행 구제 금융과 더 엄격한 신용 기준에 대한 위험이 커지면서 경제 성장 전망이 다소 암울해졌다”면서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긴축을 계속할 것인지, 또 은행 혼란이 유지될 것인지 시장이 확신하지 못하기 때문에 다음 주는 엄청난 변동성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은 또한 유럽중앙은행(ECB)의 0.5%포인트 금리 인상도 소화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경제 데이터뿐만 아니라 은행 업계의 스트레스 포인트가 향후 금리 결정을 이끌 것임을 분명하게 밝혔다.
3월 21~22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시장은 0.25%포인트 인상과 금리 동결 가능성을 두고 갈팡질팡했다. 현재 미국 오버나이트 지수 스왑은 다음 주 연준의 0.25% 포인트 금리 인상 확률을 50%가량으로 책정하고 있다.
월가는 연준이 어떤 방향으로 움직여야 할지에 대해 여전히 의견이 분분하다. 아이캐피털의 수석 투자 전략가 아나스타샤 아모로소는 “연준의 자신감이 그렇게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연준은 금리 인상을 잠시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블랙록 인베스트먼트 인스티튜트는 금융 부문의 균열이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시도를 단념하게 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블랙록 애널리스트팀은 메모에서 “ECB와 연준은 은행 문제를 처리하고 금융 시스템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와 인플레이션 방지 캠페인을 가능한 한 구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썼다.
JP모건 인베스트 매니지먼트의 글로벌 시장 전략가 잭 맨리는 다음 주 연준의 모종의 유예 조치가 시장에 ‘안도의 한숨’을 가져다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그는 “인플레이션보다 재정 안정성이 더 중요하다”면서 “연준은 망가진 은행 시스템을 통해 통화 정책을 전달하는 데 엄청난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비트코인은 암호화폐의 광범위한 랠리 속에서 6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이더리움 등 다른 암호화폐도 급등했다. 국제 유가는 올해 들어 지금까지 최악의 한 주를 보냈고, 금 가격은 올랐다.
시장의 주요 움직임
◇주식
- S&P 500은 뉴욕 시간 오후 4시 현재 1.1% 하락
- 나스닥 100은 0.5% 하락
-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1.2% 하락
- MSCI 세계 지수는 0.6% 하락
◇통화
- 블룸버그 달러 현물 지수는 0.3% 하락
- 유로는 0.5% 상승한 $1.0662를 기록
- 영국 파운드는 0.5% 상승한 $1.2170를 기록
- 엔화는 1.3% 상승한 달러당 131.99엔
◇암호화폐
- 비트코인은 8.6% 상승한 $26,885.52를 기록
- 이더는 5.3% 상승한 $1,747.32를 기록
◇채권
-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15bp 하락한 3.42%를 기록
- 독일의 10년물 수익률은 18bp 하락한 2.11%를 기록
- 영국의 10년물 수익률은 14bp 하락한 3.28%를 기록
◇상품
-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3.1% 하락한 66.23달러를 기록
- 금 선물은 3% 상승한 온스당 $1,998.30를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