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서울의 한 주택가 전기계량기. /연합뉴스

정부와 한국전력이 2분기 연료비 조정단가 적용을 유보했다. 이에 따라 2분기 전기 요금은 지난해 말 결정한 기준연료비와 기후환경요금 인상분을 합쳐 kWh(킬로와트시) 당 6.9원 인상만 이뤄지게 됐다. 정부와 한전은 지난해 말 올해 전기 요금을 4월과 6.9원, 10월 4.9원 등 총 10.6%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와 한전은 29일 2분기(4~6월) 최종 연료비 조정단가를 전분기와 같은 kWh(킬로와트시)당 0원으로 책정했다고 밝혔다. 한전은 작년 1분기부터 매 분기마다 이전 3개월의 국제 연료비 가격 변동분을 전기 요금에 반영하는 연료비 연동제를 실시하고 있다. 물가에 끼치는 영향을 고려해 분기당 최대 변동폭은 kWh당 3원으로 정해져 있는데, 산정 기간인 12~2월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이상 고공행진을 하면서 3원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많았다.

한전은 이날 “국제 연료 가격 상승에 따라 분기별 인상 한도인 kWh당 3원만큼 올리는 방안을 지난 16일 정부에 제출했지만, 28일 정부로부터 연료비 조정단가 적용 유보 의견을 통보받음에 따라 2분기 전기 요금을 동결하게 됐다”며 “정부는 코로나 장기화와 높은 물가 상승률 등에 따라 국민 생활의 안정을 도모할 필요가 있고, 기준연료비와 기후환경요금 인상분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한전에 따르면 원유·가스·석탄 등 국제 연료 가격이 급등하면서 이를 반영한 전기 요금 인상 폭은 kWh당 33.8원으로 산정됐다. 연료비 조정단가 적용이 유보됨에 따라 한전의 적자폭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전은 지난해 6조원에 달하는 영업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는 적자 규모가 20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kWh당 6.9원 인상에 따라 월평균 307kWh를 사용하는 4인 가구의 전기 요금 부담은 한달에 약 2120원 늘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