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IT 업종이 1분기(1~3월) 실적 부진을 겪었지만 우리나라 자동차와 배터리 대표 기업들은 사상 최대 수준의 실적을 기록했다.
기아는 26일 올 1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78.9% 증가한 2조874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날 현대차에 이어 분기 기준으로 최대 영업이익이다. 매출은 29.1% 증가한 23조6907억원,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은 12.1%를 기록해 매출·영업이익·영업이익률 3가지 모두 분기 최고 기록을 썼다. 영업이익률은 전기차 업체 테슬라(11.4%)를 제쳤다.
현대차와 기아의 합산 1분기 영업이익은 6조4667억원으로 매달 2조원 넘게 벌어들였다. 이는 같은 기간 일본 도요타 영업이익(4조7839억원) 전망치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두 회사를 합한 영업이익률은 10.5%로 지난 2012년 2분기(10.9%) 이후 약 11년 만의 최고치였다. 기아의 1분기 판매량(76만8251대)은 작년보다 12% 증가했다. 판매량 증가보다 이익이 더 가파르게 늘었는데, 카니발·스포티지 등 주력 판매 차종이 고부가가치 제품인 SUV라는 점이 비결이다.
현대모비스는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9.7% 늘어난 14조6670억원, 영업이익은 8.1% 증가한 4181억원을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도 이날 1분기 실적을 내놨다. 매출은 작년 1분기보다 101% 증가한 8조7471억원, 영업이익은 145% 급증한 633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사상 최대다. 영업이익도 2021년 2분기 기록한 7243억원이 SK로부터 영업비밀 침해 관련 합의금이 반영된 점을 고려하면 이번이 최대다. 1분기에만 작년 한 해 영업이익(1조2137억원)의 절반을 벌었다.
LG엔솔은 이번 분기에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AMPC(첨단제조생산 세액공제)로 받는 예상 세액 혜택 1003억원이 반영됐다. 미국 내에서 생산·판매한 배터리 셀은 kWh(킬로와트시)당 35달러, 모듈은 45달러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회사 측은 “유관 기관과 회계 전문가 의견을 종합 검토해 영업이익에 반영했다”며 “올 한 해 동안 15~20GWh(기가와트시) 안팎의 IRA 세액 공제 혜택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