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약사 화이자가 하루 2알씩 먹는 비만치료제 개발을 중단했다.

화이자는 1일(현지 시각) 하루 2차례 복용하는 비만치료제 ‘다누글리프론’의 2상 임상시험 결과 발표에서 “부작용 비율과 투약 중단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며 개발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화이자는 이 물질의 임상 3상은 진행되지 않는다고도 설명했다.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Pfizer). /로이터 연합뉴스

화이자는 다누글리프론을 1일 2회 투여한 결과,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체중 감소를 확인했다고 했다. 성인 약 600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다누글리프론을 복용한 후 26주차에 평균 5~9.5%의 체중 감소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32주차에는 평균 8~13%의 체중 감소를 보였다.

다만, 부작용이 문제였다. 부작용은 위장과 관련해 경미한 수준이었지만, 발생 비중이 높았다고 화이자는 설명했다. 임상 대상자가 겪은 주요 부작용은 메스꺼움(73%), 구토(47%), 설사(25%) 등이었다. 투약 중단 비율도 위약 대조군의 40% 대비 다누글리프론 투약군(50%)에서 높았다.

다만 화이자는 하루 1회 투여하는 형태의 다누글리프론의 임상시험은 계속 진행하기로 했다. 화이자 연구개발부 미카엘 돌스텐 최고과학책임자(CSO)는 “개선된 1일 1회 제형이 비만 치료 패러다임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다누글리프론의 잠재적 특성을 이해하기 위한 자료를 모으는 데 노력을 집중할 것”이라고 했다.

화이자가 자체 개발한 다누글리프론은 포만감 호르몬인 GLP-1(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의 유사체가 주성분으로 식욕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인슐린 방출량은 늘리고 혈액으로 방출되는 글루카곤의 양은 낮춰, 음식의 소화 속도를 늦추고 식사 후 포만감을 증가시키는 방식이다.

화이자의 주가는 한국 시각으로 2일 오전 6시 마감된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28.91달러까지 5.12%(1.56달러)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