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부산항 신선대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6개월 연속 증가하며 10개월 연속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다./뉴스1

3월 4대 IT 품목(반도체, 디스플레이, 무선통신 기기, 컴퓨터) 수출이 24개월 만에 나란히 플러스를 기록하며 전체 수출을 이끌었지만 석유화학·철강·기계 같은 중후장대 업종 수출 부진은 올해 수출 목표 달성을 위해 풀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IT가 살아난 반면 지난 수십 년 우리 수출의 한 축을 담당해온 중후장대 업종 수출은 여전히 감소세다. 중간재를 중국으로 수출, 가공한 뒤 세계시장에 수출하는 국제 분업이 작동하던 과거와 달리,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에서 중국이 자급률을 높이자 우리나라는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그래픽=백형선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범용 제품을 위주로 설 자리를 잃어가는 석유화학 제품 수출은 지난 2월 3.1% 감소한 데 이어 3월에도 2.2% 줄어든 40억달러(약 5조4000억원)에 그쳤다. 2021년 석유화학 수출은 역대 최대(551억달러)를 기록했지만 2022년 1.4% 줄었고, 지난해엔 15.9% 급감했다. 중국산 저가 공세에 시달리는 철강 수출도 2월 -10%, 3월 -7.8%를 기록했다. 일반 기계 수출도 지난달 10% 감소했다. 특히 우리 수출의 신성장 동력으로 꼽혔던 이차전지는 올 들어 3개월 연속 20% 안팎 급감했다. 세계적인 전기차 수요 둔화 속에서 중국산 덤핑까지 한국 이차전지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수입은 지난해 3월 이후 13개월 연속 감소했다. 미국의 셰일오일 붐으로 유가가 급락했던 2014년 10월~2016년 7월(22개월 연속), IMF 외환 위기 때인 1997년 10월~1998년 12월(15개월 연속)에 이어 가장 길다. 지난해부터 국제 에너지 가격이 안정을 찾은 영향이 크지만, 국내 소비와 경기 부진이 수입 감소 배경으로 꼽힌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실장은 “원자재나 부품 소재를 수입, 가공해 수출하는 우리 산업 특성을 감안할 때 수입 감소는 수출에 좋지 않은 신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