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조선업 시장에서 2024년 한국의 수주 비율이 2016년 이후 최저인 17%로 집계됐다. 한국 조선 3사는 고부가가치 선박인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위주로 3~4년 치 일감이 쌓이고 건조 공간인 독(Dock)이 가득 찬 호황이 이어지고 있지만, 컨테이너선과 벌크선 위주로 물량 공세에 나선 중국 조선소에 절대 수주량이 크게 밀린 영향이다.

8일 영국 조선·해운 시황 분석 기관 클라크슨리서치에 따르면, 작년 글로벌 시장에서 발주된 신규 선박 규모는 6581만CGT(표준선 환산 톤수·2412척)이었다. 최근 조선업 호황으로 10년 전(3969만CGT) 대비 약 66% 늘었다.

작년 한국 수주는 1098만CGT(250척)로 2014년(1178만CGT)과 큰 차이가 없었지만, 점유율은 10년 새 29.7%에서 17%로 대폭 줄었다. 반면 중국은 2014년 1531만CGT에서 작년 4645만CGT(1711척)로 대폭 수주가 늘어 점유율이 38%에서 70%로 늘었다.

컨테이너선, 벌크선 등 상대적으로 건조가 쉽고 가격이 낮은 선박 시장을 중국이 저가 공세로 장악했기 때문이다. 고부가가치 선박에 집중해야 하는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 대형 3사는 독을 증설하기 어렵다. 동시에 저가 상선 시장에서 중국과 경쟁한 국내 중소 조선사가 대부분 구조조정에 들어가면서 한국 조선업 점유율 하락에도 영향을 미쳤다.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한국의 수주 점유율이 10%대로 떨어진 건 조선업 불황이 닥쳤던 2016년(약 15.5%) 이후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