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이 우리 대표 무기인 K9 자주포를 앞세워 사상 처음으로 베트남 수출이 이뤄질 전망이다. 공산권 국가에 우리 무기가 수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일 방산 업계와 정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한국과 베트남은 현재 K9 자주포 수출을 위한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약 20여 문을 우리 돈 3000억~4000억원 안팎에 수출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는 것이다. 베트남은 지난 2023년 2월 판 반 장 국방부 장관이 방한해 K9 자주포 등을 살펴보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제품 설명을 듣는 등 관심을 표명한 후, 최근까지 물밑에서 우리 정부 관계자들과 무기 수입과 관련한 논의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K방산으로선 공산권에 처음 진출한다는 의미가 생긴다. 중국 남쪽에 위치한 베트남은 과거 미국과도 전쟁을 벌였고, 자본주의 경제를 도입한 지금도 공산당 유일 정당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그간 우리 방산 기업들은 동남아시아의 경우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등에 진출해왔으나, 체제가 다른 공산국가인 베트남이나 군부 정권이 들어선 미얀마 등과는 방산 분야에선 상호 교류가 많지 않았다고 한다.

관련 법상 우리 무기를 수출할 때는 방위사업청장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방위사업청 등은 이 과정에서 국방부, 외교부 등과 논의해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절차를 거친다. 정부 관계자는 “공산국가라 해서 따로 제한은 없고, 우리와 어떤 관계인지를 따져보고, 우리의 다른 동맹국과 어떤 관계인지, 별도의 국제적인 제재는 없는지 등을 검토한다”고 했다.

방산 업계 등에선 세계적인 미중 갈등 가운데 베트남 역시 최근 수년간 중국과 스프래틀리 군도(베트남명 쯔엉사 군도) 등을 놓고 영토 분쟁을 벌이면서, 한국을 포함한 자유 진영의 무기 체계 도입도 검토하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K9을 만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기준으로도 이번 수출이 성사되면 베트남은 한국을 제외하고 K9 자주포를 도입한 세계 10번째 나라가 될 전망이다. 동남아시아에 K9을 수출하는 것도 첫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