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2월 1일부터 멕시코와 캐나다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 시각) 백악관에서 열린 행정명령 서명식에서 “캐나다와 멕시코 관세가 토요일(2월 1일)에 시작되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1일 토요일에 한다”고 답했다. 전날 상원 인사청문회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 후보자가 두 국가가 불법 이민과 마약 유통 등의 대책을 신속히 내놓으면 관세를 부과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관세 부과가 미뤄질 것이란 예상도 나왔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2월 1일을 못 박은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에 25%, 멕시코에 별도로 25%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우리는 이들 국가와 매우 큰 (무역) 적자를 보기 때문에 관세를 정말로 부과해야 한다. 이 관세는 시간이 지나면서 오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원유도 관세 대상이냐는 질문에는 “관세를 부과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다. 우리는 원유에 대한 결정을 아마 오늘(30일) 밤에 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이 결정은 원유 가격에 달렸다. 그들(멕시코와 캐나다)이 원유 가격을 제대로 책정하고 우리를 제대로 대우한다면 말이다. 그들은 우리를 제대로 대우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멕시코와 캐나다산 원유에 대한 관세 부과 가능성에 국제유가는 눈치 보기를 하며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0.15%, 브렌트유는 0.38% 오르는 강보합세를 보였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해 10월 캐나다에서 하루 460만 배럴, 멕시코에서 56만배럴을 수입했다. 캐나다와 멕시코산 원유에 관세를 붙이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에너지 가격을 낮추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기조와 충돌을 할 수 있어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대해서도 펜타닐 단속에 협력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2월 1일부터 10% 관세를 추가로 부과하겠다는 입장도 다시 한번 확인했다. 그는 “중국은 그것(펜타닐) 때문에 관세를 내게 될 것이고 우리는 그렇게 하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우리는 그게 무엇이 될지 결정하겠지만, 중국은 우리나라에 펜타닐을 보내 우리 국민을 죽이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비상경제수권법 등을 근거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조성대 한국무역협회 통상연구실장은 “301조, 232조 등 다른 관세조치의 경우 수개월에서 1년여 조사기간이 선행돼야 하나, 이 법에 따르면 의회가 비상사태를 부정하지 않는 한 조사 없이 관세 부과 등 거래를 제한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