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배터리 산업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5’가 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사흘 일정으로 개막했다. 전기차·배터리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한파 영향으로 배터리 업계 전반에 불황 골이 깊어졌지만, 올해 13회를 맞은 이번 행사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688개 기업이 참여했다. 작년 행사보다 참가 기업 숫자는 약 20% 늘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캐즘으로 업계 전반이 불황인 것과 별개로 각각 기술력 알리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며 “배터리 산업에서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하면서 당장 수주를 따내는 것을 떠나, 미래 사업 협력을 공고히 해야 하는 시점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배터리 3사뿐 아니라 소재, 부품, 장비 업체까지 산업 전반에서 신제품, 신기술을 선보였다. LG엔솔은 기존 2170(지름 21㎜·길이 70㎜) 원통형 배터리 대비 에너지와 출력을 높인 46 시리즈 배터리를 강조했다. 2170 대비 최대 에너지 밀도를 5배 향상할 수 있는 신제품이다. 김동명 LG엔솔 사장은 이날 “46시리즈 제품, 리튬인산철(LFP), 셀투팩(CTP) 등 제품으로 많이 리딩(선도)하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다”며 “그런 것을 활용해 중국 업체와 경쟁에서 우위를 만들려고 한다”고 했다.
삼성SDI는 차세대 46파이 원통형 배터리 라인업을 공개하고, 삼성SDI의 배터리를 탑재한 현대차·기아의 서비스 로봇 ‘달이(DAL-e)’와 배송 특화 로봇 모베드(MobED), 국내 1위 자율주행 스타트업 오토노머스에이투지(A2Z)의 자율주행 셔틀 로이(ROii) 등 미래형 제품을 전시하며 파트너사와 공동 마케팅을 진행했다. SK온은 파우치형 고전압 미드니켈 배터리, SK엔무브와 공동 개발한 전기차용 액침 냉각 기술을 소개했다.
포스코퓨처엠은 니켈 함량을 95% 이상으로 높여 에너지 밀도를 높인 울트라 하이니켈 단결정 양극재 등을 전시했다. 또, 포스코홀딩스 미래기술연구원 등에서 개발하고 있는 고체 전해질, 리튬메탈 음극재와 같은 미래 배터리 산업의 신소재도 소개했다.
LG화학은 국내 최초로 양산을 앞두고 있는 ‘전구체 프리(Free) 양극재’를 전시했다. LG화학은 전구체를 따로 만들지 않고 메탈(금속)에서 바로 양극재를 만드는 기술을 적용해, 성능 개선 및 전구체 개발 시간을 단축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상반기 중 양산을 시작해 향후 신제품에 적용할 예정이다.
이번 행사에는 중국 업체도 참가 규모를 키웠다. 79개 업체가 참가해 작년(62사)보다 늘어 역대 최대였다. 세계 1위 전기차 업체이자 2위 배터리 제조사인 처음으로 부스를 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