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배터리 산업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5’가 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사흘 일정으로 개막했다. 2013년 첫 개최 후 올해 13회를 맞은 인터배터리는 국내외 배터리 산업 관련 기업, 연구소 등이 참여하는 행사다. 전기차·배터리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한파로 배터리 업계의 불황이 길어지고 있지만, 13회를 맞은 올해 행사는 역대 최대인 688개 기업이 참여했고, 3일간 약 8만명 방문이 예상된다.
올해 행사는 ‘전략으로 캐즘을 넘고, 신기술로 수퍼사이클을 준비한다’는 주제가 핵심이었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배터리 3사뿐 아니라 소재, 부품, 장비 업체까지 2~3년 후 출시 목표로 개발 중인 ‘전고체 배터리’ 등 미래 기술을 전면에 내세웠다.
LG엔솔은 기존 2170(지름 21㎜·길이 70㎜) 원통형 배터리 대비 에너지 용량을 최대 5배 향상시킨 46 시리즈 배터리를 전시했다. 삼성SDI는 ‘게임 체인저’로 꼽히는 전고체 배터리를 2027년 하반기 양산할 계획이라고 했다. SK온은 SK엔무브와 공동 개발한 전기차용 액침 냉각 기술 등을 공개했다.
포스코퓨처엠은 니켈 함량을 95% 이상으로 늘려 에너지 밀도를 높인 ‘울트라 하이니켈 단결정 양극재’ 기술을 제시했고, LG화학은 전구체를 따로 만들지 않고 메탈(금속)에서 바로 양극재를 만드는 ‘전구체 프리(Free) 양극재’를 올해 상반기에 양산한다고 밝혔다. 에코프로비엠도 전고체 배터리 소재인 고체 전해질을 내년 말 양산할 것이라고 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캐즘으로 유럽 최대 배터리사 노스볼트가 이미 파산하는 등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하면서, 당장 수주를 따내는 것을 떠나 ‘기술 선도 기업’이 돼야 미래 사업 협력도 가능해지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 참석한 배터리 업계 주요 경영진들은 “올해 상반기 저점을 찍고 차츰 회복해 내년에는 캐즘을 벗어날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 그러나 업계에선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보조금 축소, 관세 악재까지 겹치면 캐즘이 더 길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