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더는 초음속 전투기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장비다. 차세대 전투기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세계적으로 레이더 기술 경쟁도 뜨거워지고 있다. 현대전(戰)은 각종 무기에 첨단 정보기술(IT)이 적용돼 실시간으로 상황이 공유되는 ‘네트워크전‘으로 변화하고 있다. 적을 탐지하고 추적하는 레이더 기술이 더욱 중요해진 이유다. 특히 전투기는 빠른 속도로 넓은 지역을 오가며 정보를 획득하기 때문에, 고성능 레이더가 탑재되면 공중 조기 경보 통제기, 군함, 지상 레이더 등 다른 무기 체계와 연계해 정보를 더 빠르게 공유할 수 있다는 강점을 갖는다.

시장조사 기관 글로벌 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이런 변화가 반영되면서 레이더 시장 규모는 2022년 330억달러에서 2031년 438억달러까지 커질 예정이다. 여러 글로벌 방산 업체도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육·해·공 모든 무기 분야에서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방산 기업인 노스럽 그러먼은 지난 2022년부터 전투기 전용 차세대 레이더 개발에 착수했다. 영국 BAE 시스템스, 이탈리아 레오나르도,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은 공동으로 차세대 전투기를 개발하기로 하면서, 기존 대비 1만배 많은 데이터를 처리, 제공할 수 있는 항공 레이더를 함께 개발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부각된 드론을 활용한 전투 역시 레이더 기술이 필수다. 방어하는 쪽은 드론을 무기가 아닌 작은 새처럼 인식하지 않도록 레이더에 드론의 비행 패턴과 특징을 파악할 수 있는 기능을 넣어야 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소형 무인기, 드론에도 고성능 레이더가 있어야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 한화시스템의 경우, 하나의 레이더에 신호 처리 장치, 전원 공급 장치를 통합한 일체형 AESA 레이더를 개발하고 있다. 향후 날개 전장 기준 3~5m 소형 무인기, 드론에 넣는 게 목표다.

☞AESA(능동형 위상 배열) 레이더

: Active Electronically Scanned Array

일반적인 레이더는 전파 송수신 모듈이 달린 안테나 장치를 회전시킨 후 목표물을 향해 직진하는 전파를 쏜 후 돌아오는 시간을 측정해 물체를 탐지한다. 하지만 능동형 위상 배열 레이더는 안테나에 장착된 소형 전파 송수신 모듈 1000여 개에서 원하는 방향으로 전파를 쏠 수 있다. 특히 초음속으로 비행하는 전투기에서도 100만분의 1초(1마이크로초) 단위로 정보 처리가 가능해, 기존 레이더보다 더 넓은 영역에서, 동시에 여러 개의 표적을 탐지할 수 있다. 각 모듈이 다양한 주파수의 전파를 쓰기 때문에 적의 방해 전파로부터 더 자유로운 것도 장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