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상호 관세’를 발표하기로 한 ‘T데이’를 앞두고 세계 각국 사이에 합종연횡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모든 나라를 상대로 관세를 매기겠다는 일방주의적 트럼프 2기 관세 정책에 맞서 새로운 협력 구도가 대두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2일 로이터 등에 따르면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지난 1일 오전 전화 통화를 갖고 강력한 무역 관계를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캐나다 총리실은 “카니 총리는 미국의 부당한 무역 행위에 맞서 싸우려는 캐나다의 계획에 대해 설명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14일 취임한 카니 총리가 셰인바움 대통령과 통화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두 나라는 무관세 원칙인 USMCA(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를 발판으로 거미줄처럼 얽힌 공급망을 형성해 왔지만, 마약과 불법 이민 문제를 명분으로 삼은 트럼프 2기 관세 전쟁의 주요 타깃이 되며 경제에 큰 타격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날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이 미국의 관세에 보복할 ‘강력한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힌 EU도 잇따라 강경 발언을 내놓으며 뭉치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지난달 26일 “프랑스는 EU와 협력해 반격할 것”이라고 말한 데 이어 31일엔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EU는 하나로 대응할 것. 유럽은 순진하지도, 약하지도 않다”고 했다.
1순위 타깃인 중국은 아시아 국가들을 공략하고 있다. 자국 산업을 보호하겠다며 10년 넘게 소극적이던 한·중·일FTA(자유무역협정)를 빠르게 추진하자며 한일 양국에 제안한 데 이어 시진핑 주석이 이달 중순 말레이시아와 베트남 등을 방문한다고 알려졌다.
미국의 전통적인 우방국으로 꼽히는 영국과 일본도 지난달 초 도쿄에서 외교·경제 장관 회의를 갖고 트럼프발 관세에 공동 대응 방침을 밝혔다. 두 나라가 경제 장관이 포함된 2+2 회의를 갖기는 이번이 처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