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로이터 연합뉴스

소셜미디어 트위터의 최대주주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위터 지분 전부를 인수해 비상장회사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나선 것이다.

14일(현지 시각) AP·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트위터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서류를 통해 머스크가 전날 사측에 트위터의 나머지 지분을 매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고 전했다.

머스크는 트위터 지분 9.2%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나머지 지분 전부를 주당 54.20달러(약 6만6530원)에 현금으로 인수한다는 조건을 내세웠다. 거래 규모는 총 430억달러(약 52조7825억원)에 달한다. 최근 포브스의 추정에 따르면 머스크의 재산은 2190억달러(약 269조원)에 달한다. 다만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대금 조달 방안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머스크는 트위터에 보낸 제안서에서 “트위터가 전세계 표현의 자유를 위한 플랫폼이 될 가능성을 믿고 투자했고, 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가 가능하기 위한 사회 필수 요건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그러나 (트위터에) 투자한 이후로는 트위터가 잘 될 것이라거나 현재 형태로는 사회적 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것이라는 걸 깨달았다”며 “트위터는 개인 기업으로 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트위터가 비상장사로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머스크는 “내 제안은 최선이자 최종적인 것으로, 만약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주주로서의 지위를 재고해야 할 것”이라고도 했다.

머스크는 트위터가 일부 표현을 제한하는 정책을 놓고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트위터 최대주주가 된 이후에는 프리미엄 구독 서비스인 ‘트위터 블루’를 개편하거나, 암호화폐인 도지코인을 결제 방식에 추가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트위터 본사를 노숙자 쉼터로 전환할지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머스크가 제시한 조건이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바이탈놀리지의 애덤 크리사풀리는 머스크가 제시한 금액이 다른 주주와 이사회가 받아들이기엔 너무 낮다고 평가했다. 1년 전 트위터의 주가가 70달러를 기록했던 것을 감안한 것이다.

반면 트위터가 결국 머스크의 손에 들어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증권사 웨드부시의 다니엘 이브스 애널리스트는 “이번 드라마는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하는 것으로 끝날 것”이라며 “트위터 이사회는 결국 머스크의 제안을 받아들이거나 회사 매각 절차에 나서게 될 것”이라고 했다.

머스크는 지난 4일 트위터 지분 9.2%를 사들여 최대주주가 됐다. 당시에는 트위터 경영에 관여하지 않는 ‘수동적 투자자’로 매입 사실을 공개했다. 하지만 하루 뒤 ‘적극적 투자자’로 재신고하고, 트위터 이사진에 합류하겠다고 밝혔다. 닷새 뒤엔 돌연 입장을 바꿔 이사를 맡지 않겠다고 했다. 당시 업계에서는 머스크가 트위터 지분을 추가로 매입하기 위해 이사직을 거부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사를 맡게 되면 트위터 지분의 14.9% 이상을 소유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