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구구식’이라고 비판을 받은 미국의 국가별 상호관세율 계산법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직접 선택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이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미 대통령은 상호관세 발표 3시간 전까지도 최종안을 확정하지 못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익명의 관계자 3명을 인용해 상호관세 발표 전날인 지난 1일 늦게까지 백악관에서 치열한 논의가 이어졌다고 4일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트럼프 미 대통령은 관세안 발표 3시간 전이었던 지난 2일 오후 1시까지도 최종안을 선택하지 못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발표한 국가별 상호 관세율 계산법은 각 국가가 미국에 부과하는 관세율 등이 아닌, 무역 적자를 수입액으로 나눈 단순 계산법으로 ‘주먹구구식’이라는 비판이 일었다. WP에 따르면 여러 정부 기관 직원들이 수주 간에 걸쳐 다양한 계산법 선택지를 만들었으나, 트럼프 미 대통령이 현재안을 택했다. WP는 “누가 이 방법을 제시했는지는 불분명하지만,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피터 나바로가 발표한 방법론과 놀라울 정도로 유사하다”고 전했다. 나바로는 강경한 보호무역주의자로 트럼프 1기 행정부 때부터 미국 우선주의 무역 정책 입안을 주도해왔다. 현재도 백악관 무역·제조업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WP는 트럼프 1기 행정부 때는 무역 정책을 고안하는 데 있어 경제팀에서 치열한 논의가 있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정책 토론 과정에서 이견이 거의 없었다고 전했다. WP가 트럼프 행정부 내외 관계자 12명을 인터뷰한 결과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정책 방향 등과 관련한 토론에서 반대 의사를 표명한 인사는 거의 없었다는 것이다. 나바로 고문이 강경하고 공격적인 관세 정책을 주장했고, JD 밴스 부통령과 스티븐 밀러 백악관 정책 담당 부비서실장은 ‘대통령이 원하는 안이라면 어떤 것이라도 좋다’는 식으로 논의에 임했다고 WP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