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서울에서 창업한 음식점이 작년보다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 감염 우려로 도심이나 관광지 식당을 찾는 수요는 줄어들었지만, 집에서 배달 음식을 시켜 먹는 사람이 늘면서 배달 위주의 소규모 음식점이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6일 부동산 정보업체 상가정보연구소가 행정안전부 인허가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해 1~2월 서울에서는 일반음식점 1350개가 새로 문을 열었다. 코로나가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전인 작년 같은 기간(1261개)보다 더 많다. 올해 음식점 창업 건수는 2000년(1570개)과 2002년(1445개)에 이어 역대 셋째로 높은 수치이기도 하다.

지역별로 보면 영등포구에서 158곳이 문을 열어 음식점 창업이 가장 활발했다. 이어 마포구(146개), 강서구(124개), 성동구(99개), 은평구(77개) 순이었다. 오피스 밀집지나 대학가가 아닌 아파트를 비롯한 주거지가 밀집한 지역들이다. 이태원·명동 등 핵심 상권이 고전을 면치 못한 사이 동네 상권이 상대적으로 활성화된 셈이다. 서울 강동구 암사동의 한 해물 전문 식당 주인은 “우연히 매장을 찾는 손님보다 주변 아파트 단지나 주택가 ‘동네 손님’의 배달 주문이 압도적으로 많다”고 말했다.

반면 폐업 건수는 감소했다. 올해 서울 1~2월 폐업 일반음식점은 940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 1047개 대비 10% 감소했다. 조현택 상가정보연구소 연구원은 “코로나로 요식업 분위기가 가라앉았지만, 재택근무와 비대면 수업으로 배달 음식 수요는 어느 때보다 커졌다”며 “이 때문에 배달을 전문으로 하는 소규모 식당 창업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프랜차이즈 기업도 배달·포장 전문 매장을 늘리고 있다. 치킨 프랜차이즈 비비큐는 지난해 6월 배달·포장 특화 점포인 ‘비비큐스마트키친’ 매장을 출시했다. 분식 프랜차이즈 스쿨푸드 역시 최근 배달 수요를 공략한 초소형 매장 ‘배달 미니형’을 내놨다.

업계에선 배달 위주의 음식점이나 동네 주민을 공략하는 식당이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현대차증권에 따르면 국내 배달앱 시장은 2015년 1조5000억원에서 지난해 11조6000억원 규모로 큰 폭으로 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