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올리브영 명동 매장에서 손님들이 색조 화장품을 살펴보고 있다. /CJ올리브영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 기대감에 정장, 립스틱, 구두 같은 외출용 제품 수요가 늘고 있다. 직장인들이 다시 회사로 출근하고, 각종 행사와 대면모임도 서서히 재개되면서 바깥 활동을 위한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난 것이다.

17일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운영하는 온라인몰 에스아이빌리지에 따르면, 올 1~4월 미국 신발 브랜드 샘에델만의 판매량 상위 20위 제품 가운데 18개가 구두·샌들이었다. 작년 같은 기간에는 11개만 구두·샌들이었고, 나머지는 운동화였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회사로 출근하는 사람이 늘고 결혼식에 갈 일도 많아지면서 운동화보단 격식이 있는 구두가 잘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명품 신발 브랜드 주세페자노티는 올 봄시즌 하이힐 수입 물량을 작년 같은 기간 대비 30% 이상 늘렸다.

정장도 잘 팔리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이달 10일까지 정장을 포함한 남성 클래식 부문 매출은 21% 증가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코로나로 미뤄왔던 결혼식 수요가 올봄으로 몰리면서 예복 수요가 늘었고, 외출이 잦아지며 새 옷을 구매하는 남성도 많아진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20대 여성이 주로 이용하는 온라인 패션몰 지그재그에선 같은 기간 ‘결혼식 하객룩’을 내걸고 파는 옷 거래액이 작년보다 29배 증가했다. 오피스룩은 91배, 투피스는 21배, 블라우스는 14배 더 많이 팔렸다. 지그재그 관계자는 “집이나 동네에서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옷 수요도 여전히 있지만 최근 대학가 대면 수업 재개와 회사 출근 등으로 격식 있는 외출복을 찾는 수요가 더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13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 안에 있는 남성 의류 매장 모습. /연합뉴스

코로나발 사회적 거리두기가 끝나가며 실제 회사 출근과 각종 모임은 늘어나고 있다.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는 11일부터 대면 회의와 회식, 출장을 일부 재개했고, 포스코는 이달부터 재택근무를 중단하고 전원 출근 체제로 전환했다. 현대차·기아도 이달부터 국내외 출장과 교육·회의 관련 지침을 일부 완화했다. 결혼식 수요가 늘며 주요 호텔 예식장의 예약률은 작년 대비 20~30%가량씩 증가하고 있다.

화장품 업계는 립스틱 같은 색조 화장품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간 사회적 거리두기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며 색조 화장품 수요가 급감했는데, 리오프닝과 함께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CJ올리브영의 경우, 지난달 봄맞이 정기 세일 행사에서 색조 화장품 매출이 지난해 행사 때와 비교해 50% 넘게 증가했다. 클리오·에스쁘아·웨이크메이크 등 색조에 강한 브랜드가 강세를 보였다고 한다.

어린아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 나들이객이 늘면서 유아동 관련 제품 판매도 늘고 있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이달 14일까지 키즈 상품군 매출은 코로나 이전인 2019년보다 오히려 10% 늘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코로나가 2년 넘게 계속되면서 코로나 이전에 사용했던 의류나 유모차를 다시 사용할 수 없게 된 경우가 많다”며 “최근 외출이 늘면서 새 상품 수요가 발생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2월엔 초등학교 등교를 앞두고 휠라키즈, 뉴발란스키즈 같은 아동복 브랜드의 책가방 매출이 크게 증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