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대규모 자금 투입 이후 사과·배 값이 10% 넘게 떨어졌지만, 배추와 양배추 같은 채소 값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기상 악화로 작황이 나빠져 수확량이 많이 줄어든 탓이다. 또 해수온 상승, 수출 증가 등의 영향으로 주요 수산물 값도 뛰었다.
3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배추 한 포기 가격은 지난 29일 기준 전국 평균 3973원으로 5일 새 5%가량 올랐다. 양배추 한 통은 5301원으로 6일 만에 34.7% 뛰었다. 방울토마토도 한 달 전과 비교하면 6.4% 올랐다.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기상 악화, 재배 면적 감소 등으로 채소 출하량이 줄었고, 전기 요금 인상으로 비닐하우스 유지 비용이 늘면서 채소 가격이 전반적으로 오른 것”이라고 했다.
수산물 물가도 만만치 않다. 오징어(연근해)는 1년 전보다 소매가는 13%, 도매가는 52.7% 뛰었다. 마른 김 1속당 도매가격은 1만260원으로 한 달 전보다 28%, 1년 전보단 55.8%가 올랐다. 오징어는 지구 온난화에 따라 바다 수온이 상승하면서 어획량이 줄어든 상황에서 중국 어선의 싹쓸이 조업 영향도 받았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분석했다. 김 가격 상승에 대해 대형 마트 관계자는 “외국에서 김밥이 크게 인기를 끌면서 수출이 늘어나 가격이 뛴 측면이 있다”고 했다.
농수산물뿐만 아니라 최근 1년 새 밀가루, 설탕, 소금 등 대형 마트의 생활필수품 가격도 올랐다. 한국소비자원의 생필품 가격보고서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생필품 11개 품목 306개 상품 중 절반이 넘는 167개 상품이 전년보다 가격이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평균 가격 상승률은 9%에 달한다. 품목별로 곡물가공품 가운데 시리얼, 즉석 덮밥, 소면, 밀가루, 부침 가루 가격이 많이 올랐다. 양념·소스류는 38개 중 27개 판매가가 상승했는데, 특히 설탕·소금 같은 필수 조미료 가격이 지난해보다 10~20% 올랐다. 가사·위생용품은 77개 중 45개 가격이 1년 전보다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