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류 출고량이 2014년 이후 8년만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엔데믹으로 외부 활동이 늘어나면서 일시적으로 출고량이 확대된 것이다. 또 주류 출고금액은 10조원에 육박하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주요 주류 업체들이 출고가를 대폭 올린 영향이다.

서울 도심의 한 대형마트를 찾은 고객이 주류 매대를 지나고 있다./뉴스1

8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2022년도 주류산업정보 실태 조사’ 보고서 등에 따르면 국내 주류 출고량은 2022년 327만KL(킬로리터)로 전년보다 5.4% 늘었다. 맥주는 170만KL로 10.3%, 희석식 소주는 86만KL로 4.3% 출고량이 증가했다.

주류 출고량이 증가한 것은 2014년 이후 8년 만이다. 그동안 회식이 줄어드는 등 음주 문화가 변하면서 주류 출고량은 꾸준히 줄어왔다. 코로나 팬데믹 당시엔 홈술(집에서 마시는 술)과 혼술(혼자 마시는 술) 문화가 생기면서 300KL를 겨우 넘겼는데, 2022년 엔데믹으로 외부 활동이 늘고 식당 등 업소에서 판매되는 양이 증가하자 출고량도 확대된 것으로 해석된다.

국내 주류 출고금액은 재작년 10조원에 육박했다. 2022년 국내 주류 출고금액은 전년보다 12.9% 증가한 9조9703억원으로 집계됐다. 2015년 9조3616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역대 최대다.

주류 출고금액은 2015년 이후 감소세를 보이며 2020년 8조7995억원까지 줄었다가 2021년 8조8345억원으로 소폭 늘며 증가세로 돌아선 뒤 2022년 급증했다. 맥주 출고금액은 2022년 4조1486억원으로 전년보다 14.4% 증가했고 희석식 소주는 3조9842억원으로 12.4% 늘었다.

주류 출고금액이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은 2021년부터 주요 주류 업체들의 맥주와 소주 등 주류 출고 가격을 일제히 인상했기 때문이다. 2022년 주류 출고량은 5.4% 늘었는데, 출고금액은 두 배 이상인 12.9% 증가했다.

하이트진로가 2022년 2월 참이슬 후레쉬 등 소주 제품 출고 가격을 평균 7.9% 인상했고 롯데칠성음료는 같은해 3월 처음처럼 등 일부 소주 제품 출고 가격을 올렸다.

맥주의 경우, 오비맥주가 2022년 3월 카스와 한맥 등 맥주 제품의 출고 가격을 평균 7.7% 인상했고 하이트진로는 같은 달 테라·하이트 등 맥주의 출고 가격을 평균 7.7% 올렸다. 롯데칠성은 같은해 11월 클라우드 맥주 출고 가격을 평균 8.2% 올렸다.

한편 월 1회 이상 주류를 소비하는 전국 19∼59세 2000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11월 17∼22일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지난해 월평균 음주 빈도는 9.0일로 2021년 8.5일보다 조금 늘었다. 음주 시 하루 평균 음주량은 6.7잔으로 2021년 7.0잔보다 줄었다.

월평균 주종별 음용 비중은 맥주가 37.9%로 가장 컸다. 이어 희석식 소주(24.9%), 막걸리(10.2%), 수입증류주(6.7%), 증류식 소주(5.1%), 리큐르주(5.0%), 과실주(4.0%), 수입와인류(3.2%), 청주·약주(1.9%)가 꼽혔다.

마시는 양이나 횟수와 관계 없이 가장 좋아하는 술은 맥주(43.7%)로 나타났고, 희석식 소주(20.2%), 전통주(18.6%), 리큐르주(5.4%) 등이 뒤를 이었다.